_-_-_-_-_ 2019. 3. 16. 13:41
  • 키퍼링 : 사로
  • 세션카드 : 사로
  • Kpc :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Pc : 루드 E. 버렌
  • 수몰버스
    ㅡ덜컹.
    몸이 얕게 흔들리는 감각과 함께 불현듯 꺼져있던 정신이 맞붙습니다.
    아무래도 버스 안에서 깜빡 잠들어 버렸던 모양이에요.
    눈을 뜨면 들어오는 풍경은 익숙하고도 평범한 버스의 내부.
    흔들리는 손잡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는 차창 너머의 풍경,
    조금 낡은 감이 있는 앞좌석의 시트...
    익숙한 것들 투성이인 차체의 내부에서
    익숙하지 않은 점이라고는 버스가 텅 비어있다는 점 뿐입니다.
    그야말로 '나 자신'을 제외한 탑승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왜일까요.
    별로 대수롭지는 않습니다.
    적적한 버스를 오로지 시선만으로 훑고 있었을 때였나요.
    문득 좌석의 맞은 편 정면에 붙어있는 버스 번호 라벨이 눈에 들어옵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Spot Hidden Roll
    기준치:85/42/17
    굴림:90
    판정결과:실패
    흐린 분위기라서 그런걸까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살펴볼까요?
    루드 E. 버렌: (눈 부빗)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걸까...
    Spot Hidden Roll
    기준치:85/42/17
    굴림:3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성공, 버스 번호는 1213.
    이 버스는 아무래도 종점까지 우회해서 가는 번호의 버스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탑승객이 없을 법도 하지요.
    불안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어디쯤 왔었을까요?
    그 전에 목적지가 어디였더라...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다보면
    문득 기대고 있던 차창 너머로 시선이 돌아갑니다.
    흔들리는 창문 너머로 어느새 장대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꼭, 세상을 수몰시킬 것처럼.
    이 비는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걸까요?
    잠들기 전까지만해도 날씨가 제법 맑았던 것 같은데...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59
    판정결과:보통 성공
    성공,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글쎄요, 정말 잠들기 전까지만해도 날씨가 맑았던가요?
    당신은 문득 부자연스러운 위화감에 사로잡힙니다.
    그야 잠들기 전의 기억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언제 이 버스에 올라타 있었는지 조차 떠오르지 않습니다.
    마치 검은 도화지 위에 먹칠을 한 듯,
    머릿속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뿌옇고 흐릿한 기억만이 잔존합니다.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38
    판정결과:보통 성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ㅡ덜컹.
    어지러운 머리를 갈무리 하기도 전에,
    방지턱 탓인지 버스가 또 한 번 크게 흔들립니다.
    그 불친절한 진동과 함께
    품에 안고있던 무언가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루드 E. 버렌: ...? 뭐지?
    바닥을 살펴볼까요?
    루드 E. 버렌: (떨어진 물건을 찾기 위해 고개를 숙여 바닥을 바라본다)
    당신은 버스 바닥을 나뒹구는 국화꽃다발을 발견합니다.
    품에 안고 있던 무언가는 아무래도 국화꽃다발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나뒹군 충격 탓이었을까요?
    순백색의 꽃잎 몇송이가 바닥에 흐드러진 것이 보입니다.
    루드 E. 버렌: .. 국화꽃다발? (허리를 숙이고 아래로 손을 뻗어 떨어진 꽃다발을 주워들었다. 꽃다발을 빤히 바라보았고.)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Listen Roll
    기준치:70/35/14
    굴림:96
    판정결과:실패
    바닥에 나뒹구는 꽃다발을 주워들던 그 순간,
    단말마와 같은 이명이 짧게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방금 무슨 소리를 들었죠?
    어쩐지 머리가 아파옵니다.
    루드 E. 버렌: 윽...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감쌌다.) ... 무슨 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그 때,
    흐릿한 의식 너머로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그렇지. 오늘은 소중했던 메그레즈의 첫 번째 기일이었죠.
    그러니 당신은 그가 잠들어있는 납골당으로 향하는 길이었을 겁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그렇지,
    이런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니..
    루드 E. 버렌: (문득 떠오른 기억에 머리를 감쌌던 손을 잠시 떼었다) ...어떻게 이런 사실을 잊을 수가 있지. 그것도 가는 길에. (제 머리를 짜증스럽다는 손길로 헝클였다.)
    문득 버스는 인적이 드문 정류장에 정차합니다.
    탑승구가 열리고,
    누군가 올라탑니다.
    ...?
    당신은 스스로의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야 버스 위에 올라탄 사람은,
    ...1년 전 죽었던 메그레즈였으니까요.
    고즈넉한 빗소리가 귀를 먹먹히 울리는 텅 빈 버스 안,
    죽었던 그와 조우하게 된 당신은,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SAN Roll
    기준치:70/35/14
    굴림:84
    판정결과:실패
    1d3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rolling 1d3
    (
    3
    )
    3
    루드 이성 -3 감소.
    맞붙고,
    멎습니다.
    맞붙는 것은 허공 위로 겹쳐진 두 사람의 시선.
    일순 멎는 것은 당신의 호흡.
    그뿐입니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은 때로 꿈보다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을요.
    그렇기에 지금껏 비현실적인 현실을 여러 차례 맞이해가며
    이토록 불친절하고 잔인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던가요.
    비현실적인 현실이요.
    메그레즈는 분명 1년 전에 죽었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던 날,
    돌이킬 수 없는 사고에 휘말려서요.
    그래요,
    당신은 그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 곁에 있어주지 못했고,
    그렇기에 그의 부재를 부정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러니 당신의 앞에 서있는 저 사람은,
    메그레즈가 아닌 그를 지나치게 닮은 사람은 아닐까요?
    꿈보다 비현실적인 현실의 나날 속에서도 실현될 수 없는 비현실이 있는 법입니다.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돌아올 수는 없잖아요.
    혼란 속에 빠져있는 당신의 상태를 눈치챈 걸까요.
    막 버스에 올라탄 메그레즈를 닮은 이는,
    당신의 생각을 부정하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당신이 앉아있는 좌석 옆에 앉습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안녕, 오랜만이지?
    루드 E. 버렌: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듯한 눈빛으로 너를 바라보았다.) ... 선배?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응? (고개를 작게 기울이며 당신을 마주본다.) ..어딜 가는 중이었어?
    루드 E. 버렌: (국화꽃다발을 쥐고 있는 제 손에 힘을 주었다. 여전히 동요한 눈빛이었다) ... 잠시 갈 곳이 있었어. 정말... 선배 맞아?
    아이디어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3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당신은 생각합니다.
    당신에게 건네는 저 목소리는
    당신을 바라보는 저 보라색 눈동자는
    그저 닮은 사람일 뿐이 아닌 메그레즈 그 자체라는 사실을요.
    당황했나요?
    아니면 반가운가요?
    혹은, 슬픈가요.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덩어리가 가슴속에 응어리로 자리잡습니다.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갈피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막연히 다짐했던 것들이 있습니다.
    혹여나 꿈에서라도 그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게 된다면,
    무엇을 하려고 했었는지 떠올립니다.
    루드 E. 버렌: 다시 한 번 선배를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아이디어 판정을 굴릴 수 있을까?)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98
    판정결과:실패
    아직 충격이 남아있어서 일까요.
    특별한 생각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다시 만난다면?
    루드 E. 버렌: (선배를 만나게 된다면 어떤걸 하려고 했었지. ...기억은 제대로 나지 않지만. 네 말에 잠시 생각을 했다.) ...체스가 하고 싶었어. 선배랑.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체스? (작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다가) ...그러고 보니, 우리 많이 했었지. 호그와트에서, 체스... 성인이 되어서는 그것보다 여행을 더 많이 다녔지만 말이야.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 지금 여기에 체스판이 있다면 좋을 텐데... 아쉽게도..
    루드 E. 버렌: 기숙사에서 종종 했었잖아. (정말 선배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건 본인밖에 없으니.) 여행도 좋아. ...체스판은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 원한다면 어디에서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덜컹.
    다시 한 번 방지턱을 밟고 지나간 버스가
    얕게 흔들립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Spot Hidden Roll
    기준치:85/42/17
    굴림:28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얕은 진동 탓에 시야가 갈라짐과 동시에,
    문득 운전석 쪽으로 시선이 꽂힙니다.
    ...이상합니다.
    운전석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할 버스 기사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버스는 그저 운전사도 없이
    홀로 비가 내리는 도로를 내달리고 있습니다.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SAN Roll
    기준치:67/33/13
    굴림:60
    판정결과:보통 성공
    호그와트에선 마부가 없는 마차도 있던걸요.
    이성 감소 없습니다.
    루드 E. 버렌: (아까까진 운전사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다. 전부 혼란스러운 일들 뿐이야.)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을 힐끔 바라보고는) ..왜그래?
    루드 E. 버렌: (시선을 옮겨 너를 바라보았다. ...선배는 1년 전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 있는걸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선배 혹시 1년 전 쯤에 어떻게 지냈는지. ...생각나?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의 질문에 한동안 대답이 없다가 시선을 천천히 내리고는) ...응, 1년 전에 나는, 죽었잖아.
    루드 E. 버렌: (네 말에 한참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자신이 죽었다는 것도 기억하고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정말 이게 현실이 맞을까. 한참의 침묵이 흐르고나서야 입을 뗐다.) ... 근데 어떻게. (여기에 살아돌아온 것처럼 있을 수 있어. 말을 채 잇지 못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제 손을 작게 쥐었다 펴보며 작게 심호흡하고는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당신을 바라본다.) ... 어떻게, 내가 여기 있을까? ... ... 아마, 내가 ... 너를 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마지막으로 여행을 가려고... 왔나 봐. ... 너의 꿈속에.
    루드 E. 버렌: (꿈 속에. 라는 말에 너를 바라보던 시선을 내려 국화를 바라보았다. 역시 현실이 아닌걸까. 한참을 국화꽃만 바라보다) ... 그럼. 가자. 선배가 원하는걸 해주고 싶어.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내가 원하는 것...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고마워.. 너는 항상... (말끝을 느리게 흘리다가 문득 창문 밖을 힐끔 보고는) 아, 이제 내리자. 도중에 길을 잃지 않도록, 네가 가야 할 목적지까지 내가 바래다 줄게. ...그게 내가 원하는 여행이고, 목적이니까.
    루드 E. 버렌: (내가 가야 할 목적지? 그게 어떤 여행인걸까. 여전히 알 수 없는 것들 뿐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이고 네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응. 어디든 가자.
    버스가 천천히 멈춰섭니다.
    내려볼까요?
    루드 E. 버렌: (버스에서 천천히 내린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손을 꼭 마주 잡고 당신을 따라 내린다.)
    버스에서 내린 두 사람은 협소한 간이정류장 지붕 아래로 들어섭니다.
    빗줄기는 여전히 이 세상을 침수시킬 것만 같이 맹렬합니다.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처리된 정류장 지붕 아래,
    양 옆으로 담장 형식의 벽면이 기둥처럼 세워져있고
    그 중앙에 원목으로 만들어진 나무 벤치가 하나 놓여있습니다.
    버스 그림이 새겨진 표지판 또한 눈에 띕니다.
    당신은 벽면과 벤치, 표지판을 살필 수 있습니다.
    루드 E. 버렌: (여전히 비가 많이 오네. 버스 정류장을 천천히 둘러본다. 여긴 어디에 있는 정류장이지. 먼저 표지판을 살펴본다.)
    간략한 버스 그림이 새겨진 정류장 표지판입니다.
    표지판 아래 버스 노선도가 붙어있습니다.
    루드 E. 버렌: (표지판 아래에 있는 버스 노선도를 본다. 어디로 향하는 버스였을까.)
    평범한 노선도가 아니네요.
    아니, 이를 노선도라고 칭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버스 노선을 알리는 안내판에는
    노선도 대신 '색상에 따른 국화꽃의 꽃말'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루드 E. 버렌: (...? 버스 노선도가 아니라... 국화꽃의 꽃말? 왜 이런게 여기에 붙어있는 걸까. 의문이 가득했지만 일단 읽어본다.)
    [색상에 따른 국화꽃의 꽃말]
    붉은색: 당신을 사랑합니다.
    분홍색: 정조
    노란색: 순정
    보라색: 내 모든 것을 그대에게
    ..색: ...함, ...
    맨 아래 적혀있는 국화꽃의 색상과, 색상별 의미는
    칠이 벗겨져있어 읽을 수 없습니다.
    루드 E. 버렌: (결국 어디로 향하던 버스인지는 알 수가 없군. 버스 표지판을 바라보던 시선을 옮겼다. 벽면으로 천천히 다가가 벽면을 바라보았다.)
    마치 담장을 연장시키는 정류장의 벽면에는
    흰색 장미 무더기가 덩굴을 내리고 자리합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Spot Hidden Roll
    기준치:85/42/17
    굴림:52
    판정결과:보통 성공
    그 아래 피어난 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아래 피어있는 것은...
    흰 색의 국화.
    당신이 들고 있는 것과 같은 흰 색 국화 꽃입니다.
    흙 속에 뿌리를 내린채 한들한들 흔들리는 국화꽃은
    물기를 머금은 탓에 아주 생생합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의 옆에서 기웃거리다가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국화꽃의 꽃말, 알고 있어?
    루드 E. 버렌: (흰 장미 무더기 아래에 피어난 국화꽃. 조금 이질적이지만 같은 색이기 때문일까. 이상하진 않았다. 네 말에 방금 읽은 노선도의 꽃말을 생각했다.) ... 조금 알아. 선배는 알고 있어?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 응, 예전에.. 심심해서 한 번 읽어본 것 같아. 꽃말들...
    빗줄기에 파묻힌 탓이었을까요.
    그렇게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는 어쩐지 막연하고도 얕습니다.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59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떠올립니다.
    색상별로도 국화꽃의 꽃말은 다르지만
    국화꽃 자체의 꽃말은 분명 '감사함과 진실함' 이었죠.
    루드 E. 버렌: (국화꽃의 꽃말이 생각났지만 모르는체하며) 선배가 알고 있는 국화꽃의 꽃말은 뭐야?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눈을 천천히 깜빡이며) ...감사함과... 진실함이야. (느린 어조로 대답하고는 천천히 벤치에 앉는다.)
    루드 E. 버렌: 그렇구나. 감사함과 진실함. (작게 중얼거리곤 너를 따라 벤치에 앉았다.) ...선배는 여기가 어딘지 알아?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알고 있었어? (비가 뚝뚝 떨어지는 허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보며) ...버스 정류장? ...어딘가로 향하는..
    루드 E. 버렌: ...아니. 몰랐어. (모르는척 시치미를 떼고는) 어디로 가야하는진 알아? 여기가 어딘지 잘 모르겠어.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대답대신 얕게 미소지으며) 다음 버스가 올 때 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것 같아. ...혹시 불안해?
    루드 E. 버렌: (불안. 어느 날 갑자기 사고로 선배는 사라졌었고 이렇게 또 갑작스레 내 앞에 나타났다.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으니까 나도 모르게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지도. 시선을 내려 제 손에 아직 가지고 있는 꽃다발을 바라보았다.) 그럼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겠네. (네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고.) 기다리는동안 이야기라도 할까.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다, 괜찮을 거야. (그렇게 작게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 응, ... 그럴까,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보고는) 비가 안 왔다면.. 별이라도 보였을까..
    루드 E. 버렌: (너를 따라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비가 많이 오네. 어두컴컴한 하늘을 보며) 날이 좋았더라면 별이 보였을지도. ...얼른 비가 그쳤으면 좋겠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한참 동안 말없이 느리게 눈을 깜빡이며) ... 응, 비가 그친다면... 같이 별을 볼 텐데.. ... 내가 없을 때도 이렇게 밤하늘을 바라본 적 있어?
    루드 E. 버렌: (가만 하늘을 바라보았다. 선배가 없을 때... 이렇게 가만히 하늘을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 잠시 생각을 하곤) 아니 없어. 예전에도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았던 적은 거의 없었으니까. 선배도 없으니 같이 보자는 사람도 없었고.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많이 바빴으려나.. (말끝을 흐리며 또 말을 삼키는듯했다. 곧 고개를 바닥으로 떨궜고, 당신과 마주 잡고 있던 손은 어째서인지 조금 떨리는듯했다.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뻥긋거리다가 다시 입을 다물기를 반복한 끝에, 작게 심호흡하듯 한숨을 내쉬며) ... 앞으로도.. 그러려나? ... 그래도, 이 꿈에서 네가 깨어난다면.. 밤하늘을 봐줬으면 좋겠어.
    루드 E. 버렌: (손에 떨림이 전해져왔다. 그대로 가만히 하늘을 응시하며) 앞으로도... 그럴지도 모르지. (작게 중얼거리곤 선배가 원한다면 가끔은 혼자서 하늘을 바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고개를 끄덕였다.) ... 응. 선배의 별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의 대답에 부드럽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 응, 내 별을 찾아준다면... 정말 기쁠 거야. (잠시 또 말이 없다가) ... 하지만, ... 그게 만약 너에겐 슬픈 일이라면... 그러지 않아도 괜찮아. 강요하지 않아. 그냥...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 내 욕심이라고 해야 하려나... ... 어렵네. 많이..
    루드 E. 버렌: (선배 욕심이고 선배가 기뻐해준다는 일이라면. 선배를 떠올리고 보냈던 시간들을 그리워하고 보고싶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 정도는 이겨낼 수 있으니.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괜찮아. 하늘을 바라보지 않아도 선배 생각은 했었으니까. 이제 별을 보면 선배가 더 많이 생각나겠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그런 당신에게 고개를 천천히 돌리며 가만히 바라본다. 다행이라는 표정으로) ... 너는 정말 다정하고, 강하고... 별 보다 더 반짝이는 아이야. ... 마지막이라도 이렇게 같이 여행을 하게 된 게 내 최후의 행운이겠지.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 그 상냥함에 나는, 앞으로 벌을 받게 된다 해도...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루드 E. 버렌: (네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윽고 이어진다는 벌이라는 말에 인상을 조금 찌푸렸다. ...비유겠지. 속으로 생각하곤) 마지막으로 같이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한건 선배의 바람이야?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응, (느리게 고개를 한 번 끄덕이며) 그 버스는... 간절한 내 바람이었어.
    심리학 어려운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Psychology Roll
    기준치:40/20/8
    굴림:86
    판정결과:실패
    그는 어쩐지 편해보이진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떄문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Spot Hidden Roll
    기준치:85/42/17
    굴림:22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벽면 상단에 고정되어있는 버스도착 안내 전광판을 발견합니다.
    읽어 볼까요?
    루드 E. 버렌: (저건...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 알려주는건가? 매의 눈으로 전광판을 읽어본다.)
    파앗, 루드는 매의 눈으로 읽어봅니다.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
    여느 버스 정류장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전광판입니다.
    전광판에는 글자가 흐르고 있지만,
    약한 노이즈가 끼어있습니다.
    전광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의 이름을 호명할 때, 다음 버스가 도착합니다.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88
    판정결과:실패
    누구의 이름을 부를 때, 버스가 온다는 걸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루드 E. 버렌: (누구의 이름을 불러야 버스가 온다는 말이지? 곰곰..) (이름을 부르지 않으면 버스가 오지 않는단건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볼까요?
    루드 E. 버렌: (다시 한 번 차분하게 생각해본다.. 끄응)
    아이디어 재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69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막연히 떠올립니다.
    지금 옆의 있는 그의 이름을 부르면
    버스가 오지 않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을요.
    루드 E. 버렌: (선배의 이름을 부르면 버스가 오려나. 가만히 너를 바라보았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눈을 깜빡이며 당신을 마주본다.) ...?
    루드 E. 버렌: (이름을 불러보는건 오랜만인 것 같은데. 천천히 입을 뗐다.) 메그레즈.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생소한 부름에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가 푸스스 웃으며) ...응, 루드.
    왜, 였을까요.
    나지막하게 당신의 이름을 마주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한구석,
    차게 식은 빗물에 젖어 번지는 것만 같습니다.
    당장이라도 물에 녹아 사라질 것만 같아요.
    당신을 바라보는...
    한없이 가라앉은 것만 같은
    그의 우울한 두 눈동자에서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요?
    심리학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Psychology Roll
    기준치:40/20/8
    굴림:79
    판정결과:실패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그 눈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디어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9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그러고보니,
    그의 입술 바깥으로 터져나온 '당신'의 이름은
    이번이 최초이지 않았던가요..?
    단순히 기분탓일지도 모르겠지만요.
    당신이 무어라고 말을 건네기도 전에
    장대비의 포화를 가르고 라이트가 번쩍입니다.
    곧 버스 한 대가 정류장 앞에 정차합니다.
    버스의 전면 유리창에 붙어있는 라벨에는 '216번'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버스를 힐끔 바라보고는) ...버스, 왔네? (천천히 당신에게 손을 내밀고) ...탈까?
    루드 E. 버렌: (도착한 버스를 한 번 보고 네가 내미는 손을 잡아 일어섰다.) ...타자. (이름을 부르자마자 오는 버스라.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다른 방법이 없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그의 손을 잡고 오르는 순간,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Listen Roll
    기준치:70/35/14
    굴림:81
    판정결과:실패
    어쩐지 단말마와 같은 이명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빗소리 탓에 명확한 사고가 서지는 않지만요.
    ...어쩌면 착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루드 E. 버렌: (방금 어떤 소리가 난 것 같은데. ...기분탓인가.)
    글쎄요, 기분 탓일까요?
    두 사람이 올라타는 것과 동시에
    버스는 천천히 빗길속을 뚫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버스는 첫 번째 버스와 마찬가지로 텅 비어있습니다.
    이 안에 존재하는 탑승객은 오로지 당신과 메그레즈,
    두 사람 뿐입니다.
    루드 E. 버렌: 텅 비어있네. (버스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적당한 곳에 당신을 이끌며 앉았다.) ...응, 그렇네... 조금 무섭지?
    루드 E. 버렌: (네 옆자리에 앉았다.) 무섭기보다는 묘한 기분이야. 이상한 일에 또 휘말렸다는 느낌이라서. (호그와트에 재학 중일 때 일어났었던 일이 문득 생각났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그때.. (의자 등에 몸을 느리게 기대고는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그때만큼 내가 불안을 직접적으로 느꼈던 적이 또 있었을까.) ... 피리를 떠올리면, 아직도 불안하기야 하지.. (천천히 눈을 뜨고는) ... 하지만 지금은, 이 꿈에서는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까.
    루드 E. 버렌: (네 말에 버스의 창 밖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 때처럼.. 아무 것도 모른채로 시작해도 무언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르지.) ...응. (정말 꿈인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꿈이라고 생각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 이 버스는 어디로 가는 걸까.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Spot Hidden Roll
    기준치:85/42/17
    굴림:79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품에 안고 있던 국화가
    일전보다 생기를 잃었음을 눈치챕니다.
    마냥 하얗던 꽃잎 끝이 짓밟힌듯 옅게 시들어있습니다.
    루드 E. 버렌: (생기를 잃어버린 국화꽃다발을 바라보았다. ...이 꽃은 어떻게 해야할까. 놔둘 곳도 없는데.)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나쁜 곳은 아닐거야. (당신을 따라 창문 밖을 힐끔 바라보다 당신이 들고 있는 꽃을 보고는 걱정이 조금 담긴 표정으로) ..꽃이 조금.. 상했네. ...어쩔 수 없나...
    루드 E. 버렌: (꽃을 들고 이리저리 보았다.) 오랜 시간 동안 들고 다녔으니까. 물에라도 담궈놓으면 괜찮았을텐데.
    메그레즈 M. 브라이트: ...화병이라도 발견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다음에 내릴 때 한 번 찾아볼까?
    루드 E. 버렌: (버스정류장에 화병이 있을까. 잠시 생각을 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무언가 담을 병이라도 있으면 좋겠네. (손에 계속 쥐고 있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아 잠시 허벅지 위에 꽃을 두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잠시 아무 말 없이 바닥을 바라보다가) 그런, 상상 해본 적 있어? 다음 생에 태어나면.. 무언가 되고 싶다던가?
    루드 E. 버렌: (다음 생에? 평소에 생각하지 않던 주제였다. 네 말에 잠시 고민을 하다) 생각해 본 적 없네. 그냥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만 해봤어. 선배는?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나는, (당신의 질문에 잠시 말없이 생각에 잠겨있던 끝에) 나는 죽기 전에도, 죽고 나서도 똑같았던 것 같아. ... 별이 되고 싶어.
    루드 E. 버렌: (네 말에 말 없이 여전히 국화꽃다발을 바라보았다.) 선배의 바람대로 별이 되었으면 좋겠다. (주위를 환하게 비추는 별. 선배라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응, 그렇게 된다면... 좋겠지만... (천천히 말끝을 흐리다가 따라 시선을 국화꽃다발로 옮기며) ...되고 싶은 사람은.. 예전에 말했던... 누군가를 비춰주는 태양같은 사람?
    루드 E. 버렌: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되는 게 내 목표였으니까. 만약 내가 이루지 못한다면 다음 생에 되고 싶은 것이 그런 사람이겠지.
    문득 한 가지 기억이 떠오릅니다.
    날짜를 특정할 수 없는 그 언젠가의 평범하고 행복했던 기억.
    당신의 옆에는 소중한 그가 자리하고,
    우리는 조용하고도 한적한 버스에 앉아 함께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습니다.
    상기해낸 평화로움도 잠시,
    당신은 갑작스러운 서늘함을 느끼게 됩니다.
    글쎄, '서늘함'이라는 말로 형용할 수 있을까요.
    두려움,
    공포,
    슬픔,
    당황스러움.
    모든 불안정한 감정이 한데 뭉쳐 숨통을 억세게 짓누르던 그 때.
    빗길에 미끄러진 버스가 요동치듯 크게 흔들립니다.
    무언가에 머리를 강하게 맞는 충격과 함께
    일순 힘이 빠져나간 몸이 앞으로 쓰러집니다.
    ㅡ?
    고꾸라지는 몸을 지탱하듯 누군가 나를 강한 힘으로 끌어안습니다.
    아니, '누군가'라고 특정지을 필요도 없겠죠.
    그야 지금 당신의 곁에 존재하는 사람은 메그레즈 뿐인걸요.
    그가 억센 힘으로 당신을 끌어안았습니다.
    그리고 그에 어떤 의문을 던지기도 전,
    쾅―!!
    반대편 차선을 지나치던 트럭과 버스가 갑작스레 충돌합니다.
    직후 들려오는 것은 커다란 굉음.
    쇠가 굽어들고 절단되는 듯한 소름끼치는 금속음.
    무언가 터지는 소리,
    날아가는 소리,
    어딘가에 들이박는듯한 충격.
    온 몸의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겨져 나가는 듯한 생생한 통증.
    품에 안고 있던 국화꽃다발이 바닥을 나뒹굴고,
    마치 눈송이같은 국화꽃잎은 시야를 긋고 흐드러집니다.
    나를 꽉 끌어안은 그의 체온은
    어쩐지 전혀,
    따듯하지가 않아서.
    그게 또 어쩐지 너무나도 슬퍼서...
    ...
    괜찮느냐고 물어봐야 하는데,
    이대로 정신을 잃으면 안 되는데.
    그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전에
    시야가 수몰됩니다.
    칠흑같은 어둠이 눈 앞에 쏟아집니다.
    왜인지 생경하지 않은 순간입니다.
    완전히 정신을 잃기 직전,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Listen Roll
    기준치:70/35/14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찢어질 듯한 이명소리만이 들립니다.
    누군가.. 중얼거리는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
    …깜빡.
    당신은 눈을 뜹니다.
    제일 먼저 들려오는 것은 무겁게 낙수하는 물방울 소리.
    그리고,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품 안에 안겨 있는 백색의 국화꽃다발입니다.
    꽃다발은 아까 전 보았을 때보다 조금 더 시들어있습니다.
    이렇게 시들면 안 될텐데.
    어쩐지 막연한 슬픔이 느껴집니다.
    그야 오늘을 위해 준비한 꽃다발이잖아요.
    메그레즈 M. 브라이트: ...깼어?
    루드 E. 버렌: (꽃다발을 바라보다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선배?
    꼭 빗물에 익사할 것만 같이 무겁던 정신을 흔드는 것은
    잔잔하고도 담담한 메그레즈의 목소리.
    이곳은 버스 정류장인 것 같습니다.
    꼭 이 세상과 동떨어진 것만 같이,
    끊임없이 펼쳐진 도로 한가운데 마련된 간이 정류장이요.
    어느 틈에 하차한 걸까요.
    두 사람은 벤치에 앉아있습니다.
    그에게 기댄 채 잠이 들었던 걸까요?
    메그레즈 M. 브라이트: 표정이 많이 안좋아보여... (고개를 기울여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며) ...괜찮아?
    루드 E. 버렌: (언제, 내린거지. 분명... 아까 내가 느낀건 대체. 주위를 연신 둘러보았다. 네 물음에 여전히 허공을 바라보며) ... 괜찮아. 조금, 혼란스러운 것 뿐이야.
    메그레즈 M. 브라이트: ..갑자기 정신을 잃어서... (걱정스레 바라보다, 당신의 이마에 손을 천천히 가져가 대고는) ...어디, 아픈 곳은?
    루드 E. 버렌: (제 이마에 손을 가져다대자 그제서야 너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정신을 잃었다고. ...여기엔 어떻게 내린거야? 아픈 곳은 딱히 없는 것 같아.
    메그레즈 M. 브라이트: 그건 다행이네.. (천천히 손을 내리며) ... 적당한 곳에 마침 정류장이 있어서.. 내렸어. ... 어차피 한 번 갈아타야 하기도 하고... 악몽이라도 꿨던 걸까.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SAN Roll
    기준치:67/33/13
    굴림:79
    판정결과:실패
    1d3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rolling 1d3
    (
    3
    )
    3
    루드 이성 -3 감소.
    아까 전의 사고는 역시 꿈이었던 걸까요?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멀쩡할 수가 없을테니,
    아무래도 질 나쁜 꿈이라도 꾼 모양입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낮게 읊조리며) 피곤하면 더 잘래?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은 것 같으니까..
    루드 E. 버렌: (아깐.. 역시 꿈이었던걸까. 꿈이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현실적이었는데. 그나저나, 꿈 속에서 또 꿈을 꾼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다) 아냐. 괜찮아. 피곤한건 아니야. 선배는 괜찮아?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나는 아무렇지 않은걸? 나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양손을 들어 보였다. 떠오르는 뒷말은 굳이 하지 않은 채 삼키고는 웃으며) ... 여기도 여전히 비가 오네.. 그치지 않을 모양인가 봐.
    루드 E. 버렌: (아무렇지 않다는 말에 안심한듯 다시 고개를 돌려 비가 떨어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 그러네. 비가 오는 것보다는 맑은 하늘이 더 좋은데.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아쉽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다가) ...비오는 날을... 싫어했었지?
    루드 E. 버렌: (가만히 떨어지는 빗방울들을 보며) 좋아하진않아. 선배는 비 오는 날 어때?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왜? (고개를 느리게 기울이다가) ... 나는, 싫어하진 않았던 것 같아. ... 오히려 햇빛이 너무 강렬한 날을 힘들어했으니까... 그래도 맑은 날, 밤하늘은 좋아했지만..
    루드 E. 버렌: 비가 올 때 습한 공기를 좋아하지 않아. 비가 올 때 실내에 있는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밖에 나가면 몸이 비에 젖는 게 싫어서. (햇빛이 강렬한 날... 그런 날도 움직이기엔 힘들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문득 손에 쥐고 있는 꽃다발이 생각났다. 잠시라도 비를 맞게 해주는 게 좋을까.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당신은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꽃을 담아둘 용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아, 그건 그래.. 나도 젖는 건 별로야.. 축축하고... 금방 추워지니까? (고개를 천천히 끄덕이다, 잠시 가만히 제 손을 바라보았다. 나는 지금...) ... 응? 뭐, 찾아?
    루드 E. 버렌: (마땅히 보이지 않네. 너를 다시 바라보았다.) 꽃. 아까 버스에서 말한 것처럼 담아둘 곳이 있나 싶어서. 점점 시들고 있으니까.
    메그레즈 M. 브라이트: (꽃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 주변을 좀 돌아다니고 싶어도.. (같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작게 시무룩해하며) ... 우산도, 꽃병도 없네...
    루드 E. 버렌: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우산도 없이 걸으면 분명 감기에 걸리겠지. (찾아보려고 해도 주위에 아무 것도 없으니 별 수 없었다.) 얼른 버스를 타고 다른 곳을 갈 수 밖에.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응, 조금.. 기다릴까? (느슨하게 몸을 고쳐 앉고는) ..꽃이, 금방 죽진 않을거야.. 어느정도 습기가 가득한 날씨니까...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Psychology Roll
    기준치:40/20/8
    굴림:84
    판정결과:실패
    특별한 무언가는 알 수 없군요.
    관찰력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Spot Hidden Roll
    기준치:85/42/17
    굴림:63
    판정결과:보통 성공
    첫번 째 정류장과 마찬가지로
    벽면 상단에 고정되어 있는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루드 E. 버렌: (여기에도 전광판이 있군. 전광판에 떠있는 글자를 바라보았다.)
    여느 버스 정류장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전광판입니다.
    전광판에는 글자가 흐르고 있습니다.
    노이즈가 끼어있는 탓에 글자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만,
    첫번째 정류장에서 보았던 전광판에 비해 노이즈가 덜합니다.
    당신은 글자가 깨진 안내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전광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도자...
    ...의 이름을 호명할 때, 다음 버스가 도착합니다.
    당신은 첫번째 정류장에서 그의 이름을 호명한 후 버스가 도착했던 것을 떠올립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에서도...
    루드 E. 버렌: (인도자의 이름... 이번에도 선배의 이름을 부르면 버스가 도착할까. 속으로 중얼거리곤 고개를 돌려 꽃에 시선을 두었다. 꽃이 시들기 전에 바로 출발하는 게 좋겠지. 잠시 뜸들이다) 메그레즈, 선배.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27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버스 사고의 충격 탓이었을까요?
    아무리 꿈이라고는 하지만 버스에 다시 올라타고 싶지는 않다는 충동이 듭니다.
    루드 E. 버렌: ... 버스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걸까. (전광판에서 시선을 돌려 너를 바라보았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버스 말고 다른 방법? (당신의 말에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린다.)
    루드 E. 버렌: ...그냥. 버스에 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선을 내려 꽃을 바라보았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버스가 올 거리를 힐끔 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 당신이 꽃을 들고 있는 손을 찾아 잡았다.) .. 하지만 이렇게 비가 오는데.. 이동 수단은 버스뿐인걸..?
    루드 E. 버렌: (다시금 떠오르는 버스에서의 기억에 잠시 머뭇거렸다. 꿈에서 봤던 풍경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몸은 버스에 타길 거부하는듯했다. 사실대로 말할까 잠시 주저를 하다) ...실은 아까 잠시 꿈을 꿨어. 버스에 대해 좋지 않은.. 꿈을. 그래서 타고 싶지 않아.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버스에 대한 좋지 않은 꿈... (잠시 말이 없어졌다. 당신의 손을 잡고 있던 손에 조금씩 힘이 풀리는가 싶었지만 다시 당신의 손을 제 양손으로 잡고는) ... 아냐, 괜찮을 거야. 루드...
    무겁게 허공을 가르는 그의 목소리는,
    어째서 이만큼이나 빗물에 수몰될 듯 참담히 젖어있는지.
    얼마 있지 않아 버스가 저 멀리서 빗속을 헤치고 다가와 정차합니다.
    버스는 지금까지 승차했던 버스와 달리 커다란 2층 버스입니다.
    아, 실은 누가 부르든 상관 없었던 걸까요?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든,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든 달리 상관이 없었던 걸까요?
    두 사람 앞에 멈춰선 버스의 탑승구가 입을 벌립니다.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85
    판정결과:실패
    왠지 모를 불안감이 치솟습니다.
    루드 E. 버렌: (정말, 타도 되는걸까.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았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한참동안 말없이 당신을 마주보다가) 아냐, 괜찮아. ... 괜찮아, 내가 같이 있잖아. 무서워 할 거 없어.
    루드 E. 버렌: (괜찮겠지. 괜찮을거라 생각을 하며 잠시 눈을 감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다시금 눈을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럼 가자.
    온 세상을 적시는 빗소리와 끝없는 안정감만이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합니다.
    버스의 전면 유리창에 붙어있는 라벨에는 '1001번'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응. (당신의 손을 조금씩 이끌며 버스에 오른다.)
    루드 E. 버렌: (너를 따라 버스에 오른다. 적당한 자리에 앉고선) ...계속 이렇게 버스만 타야하는거야?
    당신이 버스에 올라타는 순간,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Listen Roll
    기준치:70/35/14
    굴림:87
    판정결과:실패
    어쩐지 흐릿하게 이명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빗소리 탓에 명확한 사고가 서지는 않지만요.
    ...어쩌면 착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사람이 올라타는 것과 동시에 버스가 움직입니다.
    차창 바깥으로 온통 습기뿐인 세계가 스쳐 지나갑니다.
    버스는 지금까지의 버스와 마찬가지로 텅 비어있으며,
    기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안에 존재하는 탑승객은 그저 당신과 메그레즈,
    두 사람 뿐입니다.
    버스 내부에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보이지만,
    입구가 닫혀있습니다.
    닫혀있는 입구의 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Spot Hidden Roll
    기준치:85/42/17
    굴림:55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품에 안고 있던 국화가 일전보다 훨씬 더 생기를 잃었음을 눈치챕니다.
    갓 생명을 피워낸듯 하얗고 투명하던 꽃잎은,
    이제는 그저 계절을 잃은 이름 모를 들꽃처럼 보여요.
    단지 몇 송이의 국화만이 처량히 바래진 꽃잎의 색을 발할 뿐입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을 따라 그 옆에 앉고는) ...어쩌면 곧.. 목적지에 도착할지도..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Psychology Roll
    기준치:40/20/8
    굴림:11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이 버스에 탑승한 뒤로 그는 어쩐지 더 멍해보입니다.
    혹시 지친걸까요?
    침체되어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루드 E. 버렌: (뒤를 돌아 너를 바라보았다.) ... 선배 괜찮아?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멍하니 바닥을 바라보다, 뒤늦게) ....어? ...응.. 괜찮아, 괜찮아...
    루드 E. 버렌: 괜찮은거 맞아? (뒤늦게 반응하는 너를 보며) ...앉아서 좀 쉴래?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당신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아니, 괜찮아..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Spot Hidden Roll
    기준치:85/42/17
    굴림:35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좌석 바닥에 떨어져있는 책을 한 권 발견합니다.
    책이라기보다는 얇은 책자에 가까워보입니다.
    푸른 색의 표지에는 아기자기한 회전목마 그림이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놀이공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려하고도 쓸쓸한 푸른 대낮의 회전목마네요.
    제목은 'merry go round'
    회전목마를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내용을 읽어볼까요?
    루드 E. 버렌: (안색이 좋아보이지 않는 네 손을 잡고서 바닥에 떨어진 책자를 집어 올려 읽어본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merry go round
    한 사람이 생을 마감하며, 막 망자를 위한 길로 들어서기 직전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흔히 인생의 주마등과 마주하곤 한다.
    지금껏 살아왔던 인생이 눈 앞에서 한 차례 영화처럼 펼쳐지는 현상을 주마등 현상이라고 일컫는다.
    죽음의 끝에 당도한 산 자여, 그대의 삶이 적어내려간 필름의 길이를 돌아본 적이 있는가.
    루드 E. 버렌: (주마등... 들어본 적이 있지. 책을 읽을 때에도 흔히 나오는 소재고. 책자에는 더 읽을만한 내용이 없는건가?)
    그 때,
    당신은 강한 현기증과 함께 정신을 잃습니다.
    빛도 한줄기 들지 않는 맨 밑바닥의 어둠 속에서,
    당신은 환각을 마주합니다.
    환각 속에 삶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가장 슬펐던 순간이,
    죽어서도 잊지 못하리라 여겼던 반짝이던 삶의 조각과,
    ...그러던 어느 순간,
    지금 같이 여행을 하고 있는 메그레즈,
    그와의 첫만남이 떠오릅니다.
    당신은 그 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
    …빼놓을 수 없는 여러 기억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함께 당신이 요리한 음식을 먹었던 기억,
    처음으로 그와 멀리 여행을 떠났던 기억,
    남들에겐 하지 못했던 서로의 비밀을 나눴던 기억,
    그 후로도 가끔 만나,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소소한 행복감에 웃어버렸던 순간.
    한동안 빠른 속도로 영상이 스쳐 지나가고
    잠시간 필름이 뚝 끊기며 말간 어둠이 지속됩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문득, 다시금 빛처럼 터져 나오는 영상이 하나.
    두 사람의 모습입니다.
    메그레즈와 당신,
    두 사람은 버스를 타고 함께 어디론가 향하고 있습니다.
    차창 바깥으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행복해 보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한없이 다정하며,
    체온이 따스한 손으로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빗소리의 향연마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쾅―!!
    반대편 차선을 지나치던 트럭과 버스가 갑작스레 충돌합니다.
    직후 들려오는 것은 커다란 굉음.
    쇠가 굽어들고 절단되는 듯한 소름끼치는 금속음.
    무언가 터지는 소리,
    날아가는 소리,
    어딘가에 들이박는듯한 충격.
    온 몸의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겨져 나가는 듯한 생생한 통증.
    쉼없이 흔들리고 요동치는 어두운 화면 사이로
    그런 당신을 한 점 망설임 없이 끌어안는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당신은 강한 힘으로 끌어안깁니다.
    아니, '누군가'라고 특정지을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이 오늘 준비했던, 국화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당신이 소중히 했던,
    당신을 소중히 했던...
    당신에게 언제나 고맙다고 말해주던...
    그 사람은 누구인가요.
    메그레즈, 그였습니다.
    그가 있는 힘껏, 당신을 끌어 안았습니다.
    암전하는 버스의 내부를 어둡게 띄우며
    필름이 또 한 차례 뚝 끊겨나갑니다.
    떠오르는 영상의 날짜는...
    1년 전의 오늘입니다.
    아, 그제야 지금까지 서리가 내린듯 희뿌옅기만 하던 기억 하나가
    마치 퍼즐조각처럼 맞달라 붙습니다.
    1년 전의 사고가 떠오릅니다.
    1년 전, 돌이킬 수 없는 사고의 현장에 존재하던 것은 메그레즈만이 아니었습니다.
    그와 당신, 두 사람이 함께 있었습니다.
    '당신'을 제외한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던
    그 참담한 사고의 현장에서,
    그는 당신을 끌어안고 죽었습니다.
    오로지 당신을 살리기 위해...
    이건… 주마등인가요?
    그래요. 이건 주마등입니다.
    인생의 주마등 속에서 사고의 진상을 목격한 당신은...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SAN Roll
    기준치:64/32/12
    굴림:68
    판정결과:실패
    1d4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rolling 1d4
    (
    1
    )
    1
    루드 이성 -1 감소.
    일순 강한 충격과 함께 주마등이 돌아가던 공간이 산산이 부숴져내립니다.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Listen Roll
    기준치:70/35/14
    굴림:5
    판정결과:극단적 성공
    삐―――.
    무너져 내리는 공간 속에서,
    조금은...
    길게 이어지는 기계음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꼭 말단 부위부터 심장까지 강한 전기가 흘렀다 사라지는 것만 같은 감각.
    이윽고 수몰됩니다.
    그 조각들과,
    끊임없이 퍼붓는 빗소리에
    한 곳에 뒤엉켜있던 환각들이 수몰됩니다.
    -
    귀를 먹먹히 침수시키는 낙수음.
    당신은 흔들리는 버스 좌석에 앉은 채 눈을 떠올립니다.
    기억 났습니다.
    떠올렸습니다.
    1년 전의, 그 날.
    그는 당시능ㄹ 끌어안고 대신 죽었던 겁니다.
    고개를 돌리면 그는 창가에 머리를 기댄채 곤히 잠들어있습니다.
    루드 E. 버렌: (하, 이걸 어떻게 잊고 있었을까. 1년 전의 그 날을. ...선배가 나를 지켜준 것도 전부. 어떻게. 마른세수를 하고는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았다. 깨우고 싶지 않아 그저 너를 바라볼 뿐이었다.)
    덜컹,
    버스가 방지턱을 밟고 흔들립니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그에 맞춰,
    짤그랑.
    무언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미약한 금속음이 들려옵니다.
    바닥을 살피면 회전목마 키링이 달려있는 작은 열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루드 E. 버렌: (윽, 어지러움을 느끼곤 작게 소리를 내었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작은 열쇠를 발견하곤 상체를 천천히 숙여 열쇠를 들어올렸다.) ...열쇠? 어디의...
    아이디어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63
    판정결과:보통 성공
    잠구어져 있던 버스 2층의 출입구 열쇠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루드 E. 버렌: (잠들어있는 너를 한 번 보곤 열쇠를 쥐고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자물쇠를... 열쇠로 열어보자. 생각이 들자 2층으로 가는 출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닫혀있는 입구의 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루드 E. 버렌: (손에 쥐고 있던 열쇠를 자물쇠의 구멍에 맞춰 끼우고 돌렸다. 열릴까?)
    자물쇠에 아까 얻었던 열쇠를 끼워넣으면
    금속이 맞물려 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버스 2층이 열립니다.
    들어가볼까요?
    루드 E. 버렌: (선배 혼자 있어도 괜찮을까. ...잠시 다녀오는건 괜찮겠지. 버스 2층으로 가본다.)
    버스의 2층으로 들어서면,
    그 장소는 이상하게도 단촐한 방과 같은 형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차창에서 물기를 머금은 탁한 빛이 터져나와
    내부를 은은히 비추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책상과 책장,
    그리고 침대 하나가 놓여있네요.
    당신은 각각 책상과 책장, 침대를 살필 수 있습니다.
    루드 E. 버렌: (버스인데 어떻게 이런 구조로 되어 있을 수가 있지. 의문이 가득한 발걸음으로 책상 앞으로 걸어가 책상을 살펴본다.)
    깔끔하게 정돈되어있는 책상 위에는
    그 흔한 필기도구도, 책도, 사용감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흔한 먼지조차 한터럭 쌓여있지 않네요.
    말끔하다 못해 쓸쓸해 보이는 책상 한가운데
    반으로 접혀 있는 쪽지만을 한 장 발견합니다.
    쪽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과 사의 갈림길, 죽음이 머지 않은 영혼의 길을 인도하는 사자는 생전 그 사람이 가장 소중했던 자의 얼굴로 나타나 여로를 안내한다.
    내용은 이것뿐입니다.
    루드 E. 버렌: (쪽지의 내용을 읽고선 다시 원래 자리에 두었다. 가장 소중했던 사람의 얼굴... 작게 중얼거리고선 발걸음을 천천히 옮겨 책장으로 향한다.)
    책장에는 책이 한가득 꽂혀있지만,
    그 어느 것도 당신이 읽을 수 없는 것들 뿐입니다.
    검은 색의 책등만이 마치 밤하늘처럼 빼곡이 즐비합니다.
    자료조사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Library Use Roll
    기준치:65/32/13
    굴림:16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책들 사이에 꽂혀있는 쪽지를 한 장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읽어볼까요?
    루드 E. 버렌: (책 사이에 끼워져 있는 쪽지를 꺼내 읽어본다.)
    쪽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죽음의 이름은 곧 다음 생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기 전까지의 영원한 안식을 의미한다.
    그 안식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사자는 산 자의 이름을 세 번 부른다.
    세 번의 호명 끝에 산 자는 비로소 망자가 된다.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66
    판정결과:보통 성공
    각 정류장에서마다 메그레즈가 당신의 이름을 호명했던 것,
    메그레즈의 호명이 있고난 후 버스가 도착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루드 E. 버렌: (세 번을 부르면 산 자는 망자가 된다. ...한 번 더 불리면 망자가 되는걸까. 알 수 없는 것들 뿐이다. 쪽지를 손에서 떨어트리곤 잠시 생각에 잠겼다.)
    (곧 다시 발걸음을 옮겨 침대로 향했다.)
    꼭 병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병실용 침대입니다.
    다가서면 커튼이 반쯤 쳐져있습니다.
    커튼 위로 핀이 꽂힌 명찰 하나가 매달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루드 E. 버렌: (명찰? 다가가 명찰을 확인해본다.)
    명찰에는..
    '루드 E. 버렌'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문득 당신은 뼈를 치고 사라지는 기시감에 휩싸입니다.
    루드 E. 버렌: ..? 내 이름? (왜, 내 이름이 적힌 명찰이 여기에 있는거지?)
    이 침대의... 주인인걸까요?
    루드 E. 버렌: (여긴 내 방도 아닌 것 같은데. ...침대를 한 번 살펴본다.)
    커튼을 걷어볼까요?
    루드 E. 버렌: (... 커튼을 걷어본다.)
    커튼을 완전히 걷어내면
    드러나는 것은 쓸쓸하기 짝이 없는 병실의 매트리스 침대.
    침대 주변으로 즐비한 온갖 의료 장치들...
    그 사이에 푸른색 담요를 덮고 누워있는 사람은...
    입가에 산소마스크를 뒤집어 쓴 채 눈을 감고 있습니다.
    그제야 당신은 형용할 수 없었던 기시감의 정체와 마주합니다.
    루드, 당신입니다.
    병상에 누워 끊임없이 즐비한 갖가지 의료 기계들 틈 사이에서,
    산소 호흡기를 뒤집어 쓴 채
    실낱같은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사람은...
    루드, 당신입니다.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Listen Roll
    기준치:70/35/14
    굴림:60
    판정결과:보통 성공
    삐―.
    문득 아주 가까운 자리에서 익숙한 기계음이 터져나옵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Spot Hidden Roll
    기준치:85/42/17
    굴림:74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병상 옆에 자리하고 있는 심전도 기록 장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기록 장치의 모니터 위로
    마치 미약한 파도같은 당신의 심전도 곡선이 출력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마치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만 같은,
    연약하고도 미약한 곡선이요.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INT Roll
    기준치:70/35/14
    굴림:84
    판정결과:실패
    믿을 수 없는 현실의 연속입니다.
    아니, 이제 이건 현실이 아니겠지요.
    이 버스는, 스스로가 수몰되어가는 버스.
    '영원한 안식'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타 있는 것은
    바로 루드, 당신입니다.
    ……
    어쩐지 몸이 강하게 흔들리는 것만 같은 느낌에 눈을 감았다 떠올리면,
    흐릿하고 침침한 시야 너머로 희기만 한 천장이 들어옵니다.
    삐. 삐. 삐.
    벨이 터지는 소리,
    장치에서 터져나오는 다급한 기계음 소리,
    위급한 환자의 위치를 알리는 병원의 방송 소리,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뭉개지고,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그리고 당신은, 다시 눈을 감습니다.
    -
    쏴아아.
    고요하고 적막하게 수몰하는 세상을 울리는 빗소리.
    낙수하는 빗물은 봄의 끝물에 삶을 모두 피워내고 낙화하는 벚꽃을 닮았습니다.
    부드럽게 머리칼을 쓸어주는 손길에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정류장입니다.
    품에 안고 있는 국화꽃은
    이제 생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시들어 있습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일어났어?
    귓가에 내려앉는 다정한 목소리.
    그에게 기댄 채 잠들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루드 E. 버렌: (도대체 언제 잠이 들어버린걸까. 품에 안고 있는 국화꽃을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렸다. 힘 없이 떨어지는 꽃잎 하나를 눈으로 쫓았다.) ... 내가 언제부터 자고 있었던거야?
    메그레즈 M. 브라이트: (고개를 천천히 한 번 가로젓고는) ...나도 잘.. ...나도 그만 잠들었던 것 같아. ...기분은 좀 어때?
    루드 E. 버렌: (기분... 자신의 기분도, 감정도 알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아까 본 광경 때문이겠지.) ... 모르겠어. 아무 것도. (네게 기댄채 움직이지 않았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의 대답에 잠시 말을 잃었다. 그대로 당신의 등을 살살 토닥이듯 쓸어내리며) ... 잠시, 기분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네. ... 괜찮아. 괜찮아. 여기 계속 있어줄테니까, 천천히 해.
    루드 E. 버렌: (네 토닥임에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빗방울 소리만을 귀에 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정말 천천히 생각해도 되는거야? (여기에서 이렇게 있어도 되는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을 토닥이던 손이 잠시 움찔했다. 아마, 그건 안될 일이겠지만 그래도...) ... 그래도, 이대로 성급한 이별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루드 E. 버렌: (성급한 이별. ... 버스에서 다시 선배를 만났을 때부터 계속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다가오니 더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이제 더이상 못 볼테니.) ... 별이라도 보였으면 좋았을텐데. (네게 고개를 더 기대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에게 천천히 마주 기대어보고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 그럼, 잠깐.. 눈 감아볼까? ... 그리고 상상하는 거야. 그날처럼. 우리가... 그 사막에서 별을 봤던 것처럼... 지금 우리 머리 위에 그런 밤하늘이 펼쳐져 있다고. (자꾸 넘어오는 울음을 삼켜 스스로를 다독이듯 깊게 숨을 들 이 내쉬어보고는) ... 아주 잠깐, 그런 상상해보자.
    루드 E. 버렌: (사막에서 보았던 그 아름다운 풍경을 떠올려보았다. 그렇게 많은 별들은 처음 보았었지. 들려오는 빗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너와 보냈던 그 시간을, 기억을 떠올려보았다.) ... 아름다웠지. 두 번 다시는 그런 풍경을 못 볼거야. (선배와 함께 할 수 없으니까. 뒷 말은 차마 내뱉지 못하고 삼켜버렸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두 번 다시는, 그 말이 그렇게 무겁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자신의 일생에서 가장 자유로웠던, 아름다웠던, 따듯했던 순간을. 이제는 당신과 볼 수 없다. 그런 생각에 잠시 말을 잃고서 침묵을 유지하다, 짧게, 대답을 겨우 내뱉었다.) ... 응. 정말, 아름다웠지.
    루드 E. 버렌: (조금 이어지는 침묵에 잠시 감았던 눈을 떠 네게 기댔던 몸을 떼었다. 자신의 등을 토닥였던 네 손을 찾아 맞잡았다. ) 그 때의 기억은 정말 평생 잊을 수 없겠지. 지금도. (선배와 함께하는 마지막 추억이니까. 속으로 중얼거렸다.)
    문득, 눈을 떠보니 정류장의 상단에 자리하고있는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까지의 전광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조금의 노이즈도 끼어있지 않다는 것.
    이제는 온전히 모든 글자들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
    읽어볼까요?
    루드 E. 버렌: (전광판의 화면을 천천히 읽어본다.)
    전광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도자가 인도를 받을 자의 이름을 호명할 때, 마지막 버스가 도착합니다.
    아, 그래요. 그랬던 겁니다.
    누가 부르든 상관 없던 게 아니었던 겁니다.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든,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든 달리 상관이 없던 게 아니었던 거예요.
    당신은 지금까지 그가 각 정류장에서 당신의 이름을 호명했던 일을 떠올립니다.
    그러고보면, 꼭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른 뒤에 버스가 도착하지 않았던가요.
    그렇다면...
    인도자는, 누구이고
    인도 받을 자는 누구일까요.
    루드 E. 버렌: (인도자, 인도 받을 자. ... 선배가 항상 내 이름을 불렀으니.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가만 국화꽃을 내려다보았다.)
    당신이 생각한대로
    망자의 길에 들어선 자.
    죽음의 여로에서 가장 먼저 버스에 올라타있던 자.
    그건 바로 루드, 당신입니다.
    그렇지만 왜일까요.
    어찌된 일인지 그는 더이상 당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이제, 마지막일텐데. 어째서일까요.
    루드 E. 버렌: (자신의 손에 있는 국화꽃을 내려다보며 잠시 침묵이 흘렀다. 여전히 네 손은 잡은채로.) ... 이제 한 번 남았지. (선배가 마지막으로 내 이름을 부른다면, 정말 선배와는 마지막일테지.)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잠시 고개를 숙였다. 당신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참 동안 그렇게 가만히 앉아있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우며 그제서야 당신과 시선을 마주하고는) ... 이름, 부르는 거.. 말이지?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루드 E. 버렌:
    Psychology Roll
    기준치:40/20/8
    굴림:100
    판정결과:대실패
    ...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천천히..
    루드 E. 버렌: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Psychology Roll
    기준치:40/20/8
    굴림:23
    판정결과:보통 성공
    당신은 처음 버스에서 조우한 직후,
    지금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의 표정을 마주합니다.
    그는…
    기뻐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슬퍼보입니다.
    한편으로 어딘지 홀가분해보이는 눈으로 당신을 봅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제 주변에서 우산을 하나 찾아 펼치고는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간다. 제 어깨가 젖는 줄도 모른 채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 좋은 밤이야. 그렇지? (그리고 빈손을 당신에게 내민다.)
    루드 E. 버렌: (기뻐보이지만 한 편으로 슬퍼보이는 네 표정은. 속내를 알 수가 없었다. 우산... 네가 내민 손을 보고 망설임 없이 맞잡았다.) ... 좋은 밤이네. 선배랑 이렇게 같이 있을 수도 있고. (네가 제게 되물었던 것처럼 그렇지? 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너를 똑바로 응시했고.)
    사방은 어느새 컴컴해져있습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의 대답과 그 행동에 기분좋게 웃었다. 하지만 어쩐지 눈동자는 떨리는듯 보였고) 목적지가... 바뀌었어. 처음에 했던 말 기억 나? 도중에 길을 잃지 않도록, 네가 가야 할 목적지까지 내가 바래다 주겠다고 했었지.
    루드 E. 버렌: (네 눈동자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목적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어디로? 어디로 가는건데.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나를, 믿어줄 거라고... 믿을게. (낮게 중얼거리고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정류장의 반대편을 바라봤다.) ... 건너편 정류장으로 넘어가자. 네게 꼭 전해야 할 말이 있어.
    루드 E. 버렌: (네 손을 잡은채 네가 바라보는 곳을 따라 응시했다.) 선배를 믿지 않은 적, 없었어. ...가자. 믿고 갈테니까.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고마워. (옅게 웃어 보이고는 당신을 이끌고 건너편 정류장으로 향한다.)
    두 사람은 천천히 반대편 정류장을 향해 이동합니다.
    발끝을 적시는 빗물은 기실 뜨거운지도, 차가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괜찮습니다.
    지금 당신을 이끌고있는 그에게만 집중하세요.
    그리고 둘은, 건너편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하나 해줄게. (천천히 우산을 잠시 접고는 정류장의 벤치에 앉는다.) ...이 이야기도, 들어줄거지?
    루드 E. 버렌: (너를 따라 벤치에 앉았다. 가만히 땅을 적시는 빗물을 바라보며) ... 응.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았다. 이야기를 해달라는듯한 눈빛이었고.)
    메그레즈 M. 브라이트: ...1년 전의 오늘이었어. 그날도 이렇게 비가 잔뜩 왔었지.. ... 기억날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때.. 바다를 보려고 버스를 하나 탔거든. (잠시 입술을 떨다 진정하려는 듯 심호흡을 가볍게 하고는) ... 너와 바다를 볼 생각에.. 기분이 들떴던 게 생각나네.. (애써 웃어 보이고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 그런데, 사고가 난 거야.. 빗길에 미끄러진 트럭과 충돌했거든... (그때의 굉음이라도 들린 듯 미묘하게 일그러진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다가) ... 그때... 너는 살아남았어. 하지만 병원에서 너는 아직 깨어나지 못한 채... 벌써 1년 동안이나 혼수상태인거야.
    루드 E. 버렌: (버스. 트럭과 충돌한 사고. 잠시 정신을 잃었을 때마다 보았던 광경은 역시 사고 당시의 모습이었구나. 그 때 느꼈던 감각도, 통증도, 전부 현실이었구나. 가만 말없이 비가 내리는 허공을 바라볼 뿐이었다. 1년 동안 혼수상태... 이 상태로 1년이나 있었던건가. 조금의 침묵이 흐르다 문득 사고 당시의 너를 기억해냈다.) ... 정신을 잃을 때마다 본 기억이 있어. ... 선배는 왜. 왜 나를 감쌌던거야? (느꼈던 고통과 함께 네가 끌어안았던 감각을 잊을 수 없다는듯 주먹을 쥐었다 폈다, 반복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글쎄, 왜였을까. (떨궜던 고개를 천천히 들고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작은 웃음을 지으며) ... 그냥, 생각에 머리에 전달되기 전에.. 몸이 먼저 그렇게 했어. ... 아니, 사실 반사적이 아니었더라도... 난, 또 그렇게 했을 거라고 생각해. (눈을 천천히 감았다 뜨며) ... 너는, 그렇게... 죽음에 가까워져 갔어. 너의 영혼은 삶의 경계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었지. ... 그리고 그런 네 영혼을 노리는 놈이 있었어. (제 손을 꿈틀거리다가) ... 내가 어떻게 그걸 알고도, 가만히 있겠어... 그래서 나는 그런 너의 영혼을 안전한 안식으로 이끌기 위해 어떤 신이랑 계약을 했어.
    루드 E. 버렌: (몸이 그렇게 했다니. 그 때문에 선배는... 죽게 되었는데. 작게 숨을 내뱉었다. 마음이 답답해져오는 기분이 들었으니. ... 내 영혼을 노리는 놈? 계약? 알 수 없는 말들에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았다.) ... 어떤? 어떤 계약을 했는데? (왜, 선배가 그런 계약까지 했어야 했는지. 왜 자신의 위험은 생각하지 않는걸까. 그런 생각이 들어 조금 강한 어조로 내뱉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 (당신의 질문에 잠시 말이 없다가, 괜찮다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당신에게 웃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 나는, 그 계약으로 너의 영혼을 안전한 죽음으로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과 힘을 얻게 된 거야. ... 그 공간이란... 여태까지 우리가 탔던 버스들이야. ... 내가 각 정류장에서 한 번씩 너의 이름을 불렀던 건, 너를... 죽음으로 인도하기 위함... 이, 었어. (잠재웠던 죄책감이 잠시 말려오는 듯 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잠시 입을 꾹 다물다가) ... ... 미안..
    루드 E. 버렌: (이 공간과 힘은 선배가 한 계약 때문이었구나. 죽음으로 인도하는 것. 이미 쪽지에서 본 내용이었기에 너를 원망한다는 그런 감정은 생기지 않았다. 잠시 뜸들이다) ... 괜찮아. 영혼을 빼앗기는 것보다는 죽는 것이 낫겠지. 선배가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아. (자신이 보았던 병실의 풍경을 떠올렸다. 아마, 저 상태로 1년 동안 지내면서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했겠지.)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이해해줘서.. 고마워. (눈을 천천히 감고는 밀려는 감정을 애써 참다가) ... 하지만, 하지만 이제... 네 이름을 부를 필요가 없어졌어.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간에... 신이 우릴 다른 방향으로 도와준다고 했거든. (다시 눈을 뜨고는 당신을 바라보며) ... 너를 다시 살아가게 만들어줄 방향으로 말이야.
    루드 E. 버렌: (자신을 다시 살아가게 만들어줄 방향? 자신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계약이라고 했으니 그 대가로 선배가 더 큰 희생을 해야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시 표정을 풀고선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신이 갑자기? 어떻게, 살아가게 만들어주는데?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이 국화꽃을 들고 있는 손에 살포시 제 손을 얹고는) ... 이건, 사실 네 생명 그 자체야. 그리고 곧 이 정류장에 너를 삶으로 돌려보낼 버스가 도착할 거야. ... 너는, 이걸 들고 그 버스에 오르면 돼. (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신의 의중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절실한 바람이라서.. 다시 한번 당신의 손을 꼭 잡고는) ... 너는 다시, 네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될 삶으로 돌아가는 거야.
    루드 E. 버렌: (내 생명 그 자체... 점점 시들어가는 국화꽃을 바라보았다. 금방이라도 전부 시들어 꽃잎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 자신의 손을 잡은 네 손에 시선을 두었다.) ... 내가 살아서 돌아가는 게 선배에게 그렇게 간절한거야? (어떤 대가로 자신을 살려보내게 된건지 쉽게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에게서 모든 진상을 듣게 된 당신은 어쩐지 숨이 막혀옵니다.
    그가 어떤 대가로 계약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차마 쉽게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더 기뻐 보여서 였을까요.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루드 E. 버렌:
    SAN Roll
    기준치:63/31/12
    굴림:29
    판정결과:어려운 성공
    루드 이성 -1 감소.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응, 간절해. (당신을 따라 시선을 제 손으로 내리고는) ... 내가 1년 전, 그렇게 죽어버리고 줄곧 바라왔던 단 하나였어. ... 네가 그렇게 끝나버리는 게... 싫어서... 내 소중한 게, 또 내 욕심 때문에 져버리는 게 싫어서. 나는 정말 그거 하나였어. (결국 삼켜왔던 무언가를 한 방울 떨어트리고는) ... 그러니까, 괜찮아. 나는 괜찮아. 너도, 괜찮아질 거야.
    루드 E. 버렌: (네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을 바라보았다. 꽃을 쥐고 있지 않은 다른 손으로 네 눈가를 쓸어 눈물을 훔쳐주었다. 왜 그렇게까지 바래왔던 것일까. 왜 소중한 선배 자신을 버리고.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선배는 괜찮다고 말 하고 있지만 정말 나 혼자 살아남아도 되는걸까. 한참 정적이 흘렀다.) 선배가 바란 것처럼 내가 살아서, 내 꿈을 이룬다면. 선배는 그걸로 괜찮은거야? ... 정말.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당신의 손길에 또 할 말을 잃고 멍하니 시선을 흘렸다.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고개도 같이 끄덕였다. 그리고 애써 덤덤하게 대답한 말은,) ... 나는, 이미... 돌아갈 수 없으니까... 이 세상이, 동화 속처럼. 그 안의 기적처럼 우리가 같이 살아나갈 수 있을 리가 없을 테니까.. (그리고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며) ... 내 꿈은 이미 이뤘어. 누군가의 길잡이 별이 되는 거.. 이미 이뤘어. 그러니까... 응, 괜찮아.
    루드 E. 버렌: (선배는 돌아갈 수 없지. 그 것이 현실이었다. 내 운명을 선배가 바꾸어주지 않았다면 살아돌아갈 수 없었을텐데. 길잡이 별. ...선배가 나의 길잡이 별이 되어주는거구나. 이렇게 납득해도 되는걸까. 물론 죽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돌아가도 되는걸까. 그런 생각이 들어 여전히 머릿속이 복잡했다.) 선배는 이 선택. ... 후회하지 않을거야?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응, 나는... 나는,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거야. (다시 한 번 더 당신의 손을 힘주어 잡고는) ... 만약 여기서 너를 보내지 못한다면.. 그게 더 후회가 되겠지. 나는... 나는 이대로 네가 살아돌아가서, 네가 꿈꾸던 것을 이루고, 어느 하루를 행복하게 시작하는 것을 바라. ... 그렇게 눈을 감기를 바라고 있어. 그러니까....
    문득 그의 어깨 너머로 희미한 불빛이 들어오는 전광판이 보입니다.
    삶으로의 귀환. 삶으로 인도받을 자가 인도자의 이름을 부르면, 삶으로 향하는 생환 버스가 도착합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이제, 네가 내 이름을 불러야 할 차례야.
    루드 E. 버렌: (힘을 주어 제 손을 잡자 가만히 손을 바라보다 가만 너를 바라보았다.) 그게 선배의 바람이라면. ...정말로 내가 돌아가서 살아가길 원한다면. 그렇게 할게. 그리고 선배도. (잠시 머뭇거렸다. 선배에게 어떤 대가가 치뤄질지, 죽은 자는 어떻게 살아가는지.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조금의 침묵이 흐른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행복했으면 좋겠어, 메그레즈 선배. (네게만 들릴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당신은,
    그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바람이 불어옵니다.
    온전히 침체된 죽음의 여로 반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어깨가 젖어듭니다.
    바람이 이렇게 세차게 불면, 우산도 소용없겠죠.
    당신 앞의 그도 당신도
    불어오는 비바람에 젖어듭니다.
    이제 그의 눈에서 흐르는 것이 빗방울인지, 눈물인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정류장 앞에 라이트를 켠 버스가 한 대 정차합니다.
    버스의 번호는, 212번.
    버스의 출입구가 열립니다.
    이제는 정말, 작별의 시간입니다.
    메그레즈 M. 브라이트: (버스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조금씩 입꼬리를 올리며) ... 나는, 행복할거야.
    루드 E. 버렌: (출입구가 열린 버스를 바라보았다. 고개를 돌려 너를 보았고.) ...응. 선배도, 나도. 행복할거야. (그래야만한다. 속으로만 중얼거렸고.)
    메그레즈 M. 브라이트: ...응, 네가... 행복해질 테니까. (당신을 잡고 있던 손을 서서히 놓아주었다. 이게 마지막이다. 이게 너에게 마지막으로 건네는 인사일 것이다. 우리에게 다음은 없겠지만, 너에게는 다음이 있을 테니까. 나는 여기서 너를 놓을게. 그렇게 생각하며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선다.) ... 고마워. ... 그리고 안녕.
    루드 E. 버렌: (손에 사라진 온기에 손을 한 번, 뒤로 물러선 너를 한 번 바라보았다. 이제 마지막이겠지. 그래도 선배에게 인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너를 똑바로 바라보며) ... 나도, 고마워. ... 안녕. (네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 그 말을 끝으로 출입문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천천히 버스 위에 올라탔고. 문이 닫히기 전, 뒤를 돌아 너를 보았다.)
    당신은 버스에 올랐고,
    문이 닫힙니다.
    버스 안에서 바라본 그는 어느새 우산을 내려두고 당신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는, 행복할까요.
    그 생각에 대한 대답은 이미 들었잖아요.
    괜찮을겁니다.
    그가 괜찮을 거라고 했으니까요.
    버스가 서서히 움직입니다.
    수몰되는 세계에서,
    수몰될 듯 슬프기만 한 버스가 빗길을 가르고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당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는 버스 안.
    당신의 옆 자리에, 이제 그는 없지만
    이것이 그가 바라는 바람이고 행복이니까.
    많이 보고싶을 거예요.
    다시 만나기 전의 수많은 시간을 버텨내며
    아주 아주 많이,
    당신이 보고 싶을 거예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부턴가 환자복 차림입니다.
    무거이 내려간 고개에, 문득 품에 안겨있던 국화 꽃잎 위로 시선이 떨어집니다.
    까맣게 시들어있던 국화는 물기를 머금어 생생합니다.
    다시 피어난 겁니다.
    나의 삶을 향해 되돌아가는 이 버스 안에서 말이에요.
    국화는, 하얗습니다.
    혹시, 알고 있나요?
    하얀 국화의 꽃말은
    감사함. 입니다.
    ……
    삐. 삐. 삐.
    익숙하고도 적막한 빗소리,
    그 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희미한 기계음에 눈꺼풀을 떠올립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흰 천장.
    그리고 소독약 냄새. 밝은 빛.
    아, 바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이 곳이 바로, 메그레즈가 인도해준 나의 목적지입니다.
    놀란 간호사의 목소리, 커튼을 치고 급히 들어서는 의사의 얼굴.
    난잡하게 흐드러지는 당신 삶의 빛.
    그가 없는 당신의 기일.
    내가 살아 돌아온 비내리는 밤의 병실.
    가슴에 담기 벅차고, 감은 눈 아래 떠올리기 힘들고,
    그 삶이 짧았기에 찬란했고 슬픈 이름이 있습니다.
    ㅡ행복했으면 좋겠어, 메그레즈 선배.
    당신의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
    END1. Best Ending 그것이 내 행복이자 바람이니까.
    KPC 로스트, 탐사자 생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