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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버스 - 루드메그
_-_-_-_-_
2019. 3. 16. 13:41
수몰버스
ㅡ덜컹.
몸이 얕게 흔들리는 감각과 함께 불현듯 꺼져있던 정신이 맞붙습니다.
아무래도 버스 안에서 깜빡 잠들어 버렸던 모양이에요.
눈을 뜨면 들어오는 풍경은 익숙하고도 평범한 버스의 내부.
흔들리는 손잡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는 차창 너머의 풍경,
조금 낡은 감이 있는 앞좌석의 시트...
익숙한 것들 투성이인 차체의 내부에서
익숙하지 않은 점이라고는 버스가 텅 비어있다는 점 뿐입니다.
그야말로 '나 자신'을 제외한 탑승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왜일까요.
별로 대수롭지는 않습니다.
적적한 버스를 오로지 시선만으로 훑고 있었을 때였나요.
문득 좌석의 맞은 편 정면에 붙어있는 버스 번호 라벨이 눈에 들어옵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흐린 분위기라서 그런걸까요.
잘 보이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살펴볼까요?

기준치: | 85/42/17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성공, 버스 번호는 1213.
이 버스는 아무래도 종점까지 우회해서 가는 번호의 버스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탑승객이 없을 법도 하지요.
불안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어디쯤 왔었을까요?
그 전에 목적지가 어디였더라...
몽롱한 정신을 가다듬다보면
문득 기대고 있던 차창 너머로 시선이 돌아갑니다.
흔들리는 창문 너머로 어느새 장대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꼭, 세상을 수몰시킬 것처럼.
이 비는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걸까요?
잠들기 전까지만해도 날씨가 제법 맑았던 것 같은데...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성공,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글쎄요, 정말 잠들기 전까지만해도 날씨가 맑았던가요?
당신은 문득 부자연스러운 위화감에 사로잡힙니다.
그야 잠들기 전의 기억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언제 이 버스에 올라타 있었는지 조차 떠오르지 않습니다.
마치 검은 도화지 위에 먹칠을 한 듯,
머릿속엔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뿌옇고 흐릿한 기억만이 잔존합니다.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3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ㅡ덜컹.
어지러운 머리를 갈무리 하기도 전에,
방지턱 탓인지 버스가 또 한 번 크게 흔들립니다.
그 불친절한 진동과 함께
품에 안고있던 무언가가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바닥을 살펴볼까요?

당신은 버스 바닥을 나뒹구는 국화꽃다발을 발견합니다.
품에 안고 있던 무언가는 아무래도 국화꽃다발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나뒹군 충격 탓이었을까요?
순백색의 꽃잎 몇송이가 바닥에 흐드러진 것이 보입니다.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바닥에 나뒹구는 꽃다발을 주워들던 그 순간,
단말마와 같은 이명이 짧게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방금 무슨 소리를 들었죠?
어쩐지 머리가 아파옵니다.

그 때,
흐릿한 의식 너머로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
그렇지. 오늘은 소중했던 메그레즈의 첫 번째 기일이었죠.
그러니 당신은 그가 잠들어있는 납골당으로 향하는 길이었을 겁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그렇지,
이런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니..

문득 버스는 인적이 드문 정류장에 정차합니다.
탑승구가 열리고,
누군가 올라탑니다.
...?
당신은 스스로의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야 버스 위에 올라탄 사람은,
...1년 전 죽었던 메그레즈였으니까요.
고즈넉한 빗소리가 귀를 먹먹히 울리는 텅 빈 버스 안,
죽었던 그와 조우하게 된 당신은,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1d3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rolling 1d3
()
3
3
루드 이성 -3 감소.
맞붙고,
멎습니다.
맞붙는 것은 허공 위로 겹쳐진 두 사람의 시선.
일순 멎는 것은 당신의 호흡.
그뿐입니다.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현실은 때로 꿈보다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을요.
그렇기에 지금껏 비현실적인 현실을 여러 차례 맞이해가며
이토록 불친절하고 잔인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던가요.
비현실적인 현실이요.
메그레즈는 분명 1년 전에 죽었습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던 날,
돌이킬 수 없는 사고에 휘말려서요.
그래요,
당신은 그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 곁에 있어주지 못했고,
그렇기에 그의 부재를 부정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그러니 당신의 앞에 서있는 저 사람은,
메그레즈가 아닌 그를 지나치게 닮은 사람은 아닐까요?
꿈보다 비현실적인 현실의 나날 속에서도 실현될 수 없는 비현실이 있는 법입니다.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돌아올 수는 없잖아요.
혼란 속에 빠져있는 당신의 상태를 눈치챈 걸까요.
막 버스에 올라탄 메그레즈를 닮은 이는,
당신의 생각을 부정하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당신이 앉아있는 좌석 옆에 앉습니다.




아이디어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생각합니다.
당신에게 건네는 저 목소리는
당신을 바라보는 저 보라색 눈동자는
그저 닮은 사람일 뿐이 아닌 메그레즈 그 자체라는 사실을요.
당황했나요?
아니면 반가운가요?
혹은, 슬픈가요.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의 덩어리가 가슴속에 응어리로 자리잡습니다.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갈피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막연히 다짐했던 것들이 있습니다.
혹여나 꿈에서라도 그를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게 된다면,
무엇을 하려고 했었는지 떠올립니다.

(아이디어 판정을 굴릴 수 있을까?)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아직 충격이 남아있어서 일까요.
특별한 생각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덜컹.
다시 한 번 방지턱을 밟고 지나간 버스가
얕게 흔들립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얕은 진동 탓에 시야가 갈라짐과 동시에,
문득 운전석 쪽으로 시선이 꽂힙니다.
...이상합니다.
운전석에서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할 버스 기사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버스는 그저 운전사도 없이
홀로 비가 내리는 도로를 내달리고 있습니다.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67/33/13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호그와트에선 마부가 없는 마차도 있던걸요.
이성 감소 없습니다.









버스가 천천히 멈춰섭니다.
내려볼까요?


버스에서 내린 두 사람은 협소한 간이정류장 지붕 아래로 들어섭니다.
빗줄기는 여전히 이 세상을 침수시킬 것만 같이 맹렬합니다.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처리된 정류장 지붕 아래,
양 옆으로 담장 형식의 벽면이 기둥처럼 세워져있고
그 중앙에 원목으로 만들어진 나무 벤치가 하나 놓여있습니다.
버스 그림이 새겨진 표지판 또한 눈에 띕니다.
당신은 벽면과 벤치, 표지판을 살필 수 있습니다.

간략한 버스 그림이 새겨진 정류장 표지판입니다.
표지판 아래 버스 노선도가 붙어있습니다.

평범한 노선도가 아니네요.
아니, 이를 노선도라고 칭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버스 노선을 알리는 안내판에는
노선도 대신 '색상에 따른 국화꽃의 꽃말'에 관한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색상에 따른 국화꽃의 꽃말]
붉은색: 당신을 사랑합니다.
분홍색: 정조
노란색: 순정
보라색: 내 모든 것을 그대에게
..색: ...함, ...
맨 아래 적혀있는 국화꽃의 색상과, 색상별 의미는
칠이 벗겨져있어 읽을 수 없습니다.

마치 담장을 연장시키는 정류장의 벽면에는
흰색 장미 무더기가 덩굴을 내리고 자리합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5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 아래 피어난 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아래 피어있는 것은...
흰 색의 국화.
당신이 들고 있는 것과 같은 흰 색 국화 꽃입니다.
흙 속에 뿌리를 내린채 한들한들 흔들리는 국화꽃은
물기를 머금은 탓에 아주 생생합니다.



빗줄기에 파묻힌 탓이었을까요.
그렇게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는 어쩐지 막연하고도 얕습니다.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5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떠올립니다.
색상별로도 국화꽃의 꽃말은 다르지만
국화꽃 자체의 꽃말은 분명 '감사함과 진실함' 이었죠.


















심리학 어려운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그는 어쩐지 편해보이진 않습니다.
본인의 상태떄문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벽면 상단에 고정되어있는 버스도착 안내 전광판을 발견합니다.
읽어 볼까요?

파앗, 루드는 매의 눈으로 읽어봅니다.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
여느 버스 정류장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전광판입니다.
전광판에는 글자가 흐르고 있지만,
약한 노이즈가 끼어있습니다.
전광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의 이름을 호명할 때, 다음 버스가 도착합니다.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누구의 이름을 부를 때, 버스가 온다는 걸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볼까요?

아이디어 재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6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막연히 떠올립니다.
지금 옆의 있는 그의 이름을 부르면
버스가 오지 않을까?
하는 실없는 생각을요.




왜, 였을까요.
나지막하게 당신의 이름을 마주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한구석,
차게 식은 빗물에 젖어 번지는 것만 같습니다.
당장이라도 물에 녹아 사라질 것만 같아요.
당신을 바라보는...
한없이 가라앉은 것만 같은
그의 우울한 두 눈동자에서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요?
심리학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40/20/8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그 눈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디어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러고보니,
그의 입술 바깥으로 터져나온 '당신'의 이름은
이번이 최초이지 않았던가요..?
단순히 기분탓일지도 모르겠지만요.
당신이 무어라고 말을 건네기도 전에
장대비의 포화를 가르고 라이트가 번쩍입니다.
곧 버스 한 대가 정류장 앞에 정차합니다.
버스의 전면 유리창에 붙어있는 라벨에는 '216번'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당신이 그의 손을 잡고 오르는 순간,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어쩐지 단말마와 같은 이명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빗소리 탓에 명확한 사고가 서지는 않지만요.
...어쩌면 착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쎄요, 기분 탓일까요?
두 사람이 올라타는 것과 동시에
버스는 천천히 빗길속을 뚫고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버스는 첫 번째 버스와 마찬가지로 텅 비어있습니다.
이 안에 존재하는 탑승객은 오로지 당신과 메그레즈,
두 사람 뿐입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7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품에 안고 있던 국화가
일전보다 생기를 잃었음을 눈치챕니다.
마냥 하얗던 꽃잎 끝이 짓밟힌듯 옅게 시들어있습니다.











문득 한 가지 기억이 떠오릅니다.
날짜를 특정할 수 없는 그 언젠가의 평범하고 행복했던 기억.
당신의 옆에는 소중한 그가 자리하고,
우리는 조용하고도 한적한 버스에 앉아 함께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습니다.
상기해낸 평화로움도 잠시,
당신은 갑작스러운 서늘함을 느끼게 됩니다.
글쎄, '서늘함'이라는 말로 형용할 수 있을까요.
두려움,
공포,
슬픔,
당황스러움.
모든 불안정한 감정이 한데 뭉쳐 숨통을 억세게 짓누르던 그 때.
빗길에 미끄러진 버스가 요동치듯 크게 흔들립니다.
무언가에 머리를 강하게 맞는 충격과 함께
일순 힘이 빠져나간 몸이 앞으로 쓰러집니다.
ㅡ?
고꾸라지는 몸을 지탱하듯 누군가 나를 강한 힘으로 끌어안습니다.
아니, '누군가'라고 특정지을 필요도 없겠죠.
그야 지금 당신의 곁에 존재하는 사람은 메그레즈 뿐인걸요.
그가 억센 힘으로 당신을 끌어안았습니다.
그리고 그에 어떤 의문을 던지기도 전,
쾅―!!
반대편 차선을 지나치던 트럭과 버스가 갑작스레 충돌합니다.
직후 들려오는 것은 커다란 굉음.
쇠가 굽어들고 절단되는 듯한 소름끼치는 금속음.
무언가 터지는 소리,
날아가는 소리,
어딘가에 들이박는듯한 충격.
온 몸의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겨져 나가는 듯한 생생한 통증.
품에 안고 있던 국화꽃다발이 바닥을 나뒹굴고,
마치 눈송이같은 국화꽃잎은 시야를 긋고 흐드러집니다.
나를 꽉 끌어안은 그의 체온은
어쩐지 전혀,
따듯하지가 않아서.
그게 또 어쩐지 너무나도 슬퍼서...
...
괜찮느냐고 물어봐야 하는데,
이대로 정신을 잃으면 안 되는데.
그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전에
시야가 수몰됩니다.
칠흑같은 어둠이 눈 앞에 쏟아집니다.
왜인지 생경하지 않은 순간입니다.
완전히 정신을 잃기 직전,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찢어질 듯한 이명소리만이 들립니다.
누군가.. 중얼거리는 목소리를 들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
…깜빡.
당신은 눈을 뜹니다.
제일 먼저 들려오는 것은 무겁게 낙수하는 물방울 소리.
그리고,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품 안에 안겨 있는 백색의 국화꽃다발입니다.
꽃다발은 아까 전 보았을 때보다 조금 더 시들어있습니다.
이렇게 시들면 안 될텐데.
어쩐지 막연한 슬픔이 느껴집니다.
그야 오늘을 위해 준비한 꽃다발이잖아요.


꼭 빗물에 익사할 것만 같이 무겁던 정신을 흔드는 것은
잔잔하고도 담담한 메그레즈의 목소리.
이곳은 버스 정류장인 것 같습니다.
꼭 이 세상과 동떨어진 것만 같이,
끊임없이 펼쳐진 도로 한가운데 마련된 간이 정류장이요.
어느 틈에 하차한 걸까요.
두 사람은 벤치에 앉아있습니다.
그에게 기댄 채 잠이 들었던 걸까요?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67/33/13 |
굴림: | 79 |
판정결과: | 실패 |
1d3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rolling 1d3
()
3
3
루드 이성 -3 감소.
아까 전의 사고는 역시 꿈이었던 걸까요?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멀쩡할 수가 없을테니,
아무래도 질 나쁜 꿈이라도 꾼 모양입니다.








당신은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꽃을 담아둘 용기는 보이지 않습니다.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특별한 무언가는 알 수 없군요.
관찰력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85/42/17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첫번 째 정류장과 마찬가지로
벽면 상단에 고정되어 있는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느 버스 정류장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전광판입니다.
전광판에는 글자가 흐르고 있습니다.
노이즈가 끼어있는 탓에 글자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만,
첫번째 정류장에서 보았던 전광판에 비해 노이즈가 덜합니다.
당신은 글자가 깨진 안내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전광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도자...
...의 이름을 호명할 때, 다음 버스가 도착합니다.
당신은 첫번째 정류장에서 그의 이름을 호명한 후 버스가 도착했던 것을 떠올립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에서도...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버스 사고의 충격 탓이었을까요?
아무리 꿈이라고는 하지만 버스에 다시 올라타고 싶지는 않다는 충동이 듭니다.






무겁게 허공을 가르는 그의 목소리는,
어째서 이만큼이나 빗물에 수몰될 듯 참담히 젖어있는지.
얼마 있지 않아 버스가 저 멀리서 빗속을 헤치고 다가와 정차합니다.
버스는 지금까지 승차했던 버스와 달리 커다란 2층 버스입니다.
아, 실은 누가 부르든 상관 없었던 걸까요?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든,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든 달리 상관이 없었던 걸까요?
두 사람 앞에 멈춰선 버스의 탑승구가 입을 벌립니다.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85 |
판정결과: | 실패 |
왠지 모를 불안감이 치솟습니다.



온 세상을 적시는 빗소리와 끝없는 안정감만이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합니다.
버스의 전면 유리창에 붙어있는 라벨에는 '1001번'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당신이 버스에 올라타는 순간,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87 |
판정결과: | 실패 |
어쩐지 흐릿하게 이명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빗소리 탓에 명확한 사고가 서지는 않지만요.
...어쩌면 착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사람이 올라타는 것과 동시에 버스가 움직입니다.
차창 바깥으로 온통 습기뿐인 세계가 스쳐 지나갑니다.
버스는 지금까지의 버스와 마찬가지로 텅 비어있으며,
기사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안에 존재하는 탑승객은 그저 당신과 메그레즈,
두 사람 뿐입니다.
버스 내부에는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보이지만,
입구가 닫혀있습니다.
닫혀있는 입구의 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5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품에 안고 있던 국화가 일전보다 훨씬 더 생기를 잃었음을 눈치챕니다.
갓 생명을 피워낸듯 하얗고 투명하던 꽃잎은,
이제는 그저 계절을 잃은 이름 모를 들꽃처럼 보여요.
단지 몇 송이의 국화만이 처량히 바래진 꽃잎의 색을 발할 뿐입니다.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1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 버스에 탑승한 뒤로 그는 어쩐지 더 멍해보입니다.
혹시 지친걸까요?
침체되어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3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좌석 바닥에 떨어져있는 책을 한 권 발견합니다.
책이라기보다는 얇은 책자에 가까워보입니다.
푸른 색의 표지에는 아기자기한 회전목마 그림이 프린트되어 있습니다.
놀이공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려하고도 쓸쓸한 푸른 대낮의 회전목마네요.
제목은 'merry go round'
회전목마를 지칭하는 단어입니다.
내용을 읽어볼까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merry go round
한 사람이 생을 마감하며, 막 망자를 위한 길로 들어서기 직전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흔히 인생의 주마등과 마주하곤 한다.
지금껏 살아왔던 인생이 눈 앞에서 한 차례 영화처럼 펼쳐지는 현상을 주마등 현상이라고 일컫는다.
죽음의 끝에 당도한 산 자여, 그대의 삶이 적어내려간 필름의 길이를 돌아본 적이 있는가.

그 때,
당신은 강한 현기증과 함께 정신을 잃습니다.
빛도 한줄기 들지 않는 맨 밑바닥의 어둠 속에서,
당신은 환각을 마주합니다.
환각 속에 삶에서 가장 기뻤던 순간이,
가장 슬펐던 순간이,
죽어서도 잊지 못하리라 여겼던 반짝이던 삶의 조각과,
...그러던 어느 순간,
지금 같이 여행을 하고 있는 메그레즈,
그와의 첫만남이 떠오릅니다.
당신은 그 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
…빼놓을 수 없는 여러 기억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함께 당신이 요리한 음식을 먹었던 기억,
처음으로 그와 멀리 여행을 떠났던 기억,
남들에겐 하지 못했던 서로의 비밀을 나눴던 기억,
그 후로도 가끔 만나,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소소한 행복감에 웃어버렸던 순간.
한동안 빠른 속도로 영상이 스쳐 지나가고
잠시간 필름이 뚝 끊기며 말간 어둠이 지속됩니다.
주위를 둘러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문득, 다시금 빛처럼 터져 나오는 영상이 하나.
두 사람의 모습입니다.
메그레즈와 당신,
두 사람은 버스를 타고 함께 어디론가 향하고 있습니다.
차창 바깥으로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행복해 보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한없이 다정하며,
체온이 따스한 손으로 서로의 손을 맞잡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빗소리의 향연마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쾅―!!
반대편 차선을 지나치던 트럭과 버스가 갑작스레 충돌합니다.
직후 들려오는 것은 커다란 굉음.
쇠가 굽어들고 절단되는 듯한 소름끼치는 금속음.
무언가 터지는 소리,
날아가는 소리,
어딘가에 들이박는듯한 충격.
온 몸의 뼈가 부러지고, 근육이 찢겨져 나가는 듯한 생생한 통증.
쉼없이 흔들리고 요동치는 어두운 화면 사이로
그런 당신을 한 점 망설임 없이 끌어안는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당신은 강한 힘으로 끌어안깁니다.
아니, '누군가'라고 특정지을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이 오늘 준비했던, 국화의 주인은 누구인가요.
당신이 소중히 했던,
당신을 소중히 했던...
당신에게 언제나 고맙다고 말해주던...
그 사람은 누구인가요.
메그레즈, 그였습니다.
그가 있는 힘껏, 당신을 끌어 안았습니다.
암전하는 버스의 내부를 어둡게 띄우며
필름이 또 한 차례 뚝 끊겨나갑니다.
떠오르는 영상의 날짜는...
1년 전의 오늘입니다.
아, 그제야 지금까지 서리가 내린듯 희뿌옅기만 하던 기억 하나가
마치 퍼즐조각처럼 맞달라 붙습니다.
1년 전의 사고가 떠오릅니다.
1년 전, 돌이킬 수 없는 사고의 현장에 존재하던 것은 메그레즈만이 아니었습니다.
그와 당신, 두 사람이 함께 있었습니다.
'당신'을 제외한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던
그 참담한 사고의 현장에서,
그는 당신을 끌어안고 죽었습니다.
오로지 당신을 살리기 위해...
이건… 주마등인가요?
그래요. 이건 주마등입니다.
인생의 주마등 속에서 사고의 진상을 목격한 당신은...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64/32/12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1d4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rolling 1d4
()
1
1
루드 이성 -1 감소.
일순 강한 충격과 함께 주마등이 돌아가던 공간이 산산이 부숴져내립니다.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삐―――.
무너져 내리는 공간 속에서,
조금은...
길게 이어지는 기계음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꼭 말단 부위부터 심장까지 강한 전기가 흘렀다 사라지는 것만 같은 감각.
이윽고 수몰됩니다.
그 조각들과,
끊임없이 퍼붓는 빗소리에
한 곳에 뒤엉켜있던 환각들이 수몰됩니다.
-
귀를 먹먹히 침수시키는 낙수음.
당신은 흔들리는 버스 좌석에 앉은 채 눈을 떠올립니다.
기억 났습니다.
떠올렸습니다.
1년 전의, 그 날.
그는 당시능ㄹ 끌어안고 대신 죽었던 겁니다.
고개를 돌리면 그는 창가에 머리를 기댄채 곤히 잠들어있습니다.

덜컹,
버스가 방지턱을 밟고 흔들립니다.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그에 맞춰,
짤그랑.
무언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미약한 금속음이 들려옵니다.
바닥을 살피면 회전목마 키링이 달려있는 작은 열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70/35/14 |
굴림: | 6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잠구어져 있던 버스 2층의 출입구 열쇠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닫혀있는 입구의 문에는 커다란 자물쇠가 걸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자물쇠에 아까 얻었던 열쇠를 끼워넣으면
금속이 맞물려 들어가는 소리와 함께
버스 2층이 열립니다.
들어가볼까요?

버스의 2층으로 들어서면,
그 장소는 이상하게도 단촐한 방과 같은 형식을 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차창에서 물기를 머금은 탁한 빛이 터져나와
내부를 은은히 비추고 있습니다.
내부에는 책상과 책장,
그리고 침대 하나가 놓여있네요.
당신은 각각 책상과 책장, 침대를 살필 수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돈되어있는 책상 위에는
그 흔한 필기도구도, 책도, 사용감도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흔한 먼지조차 한터럭 쌓여있지 않네요.
말끔하다 못해 쓸쓸해 보이는 책상 한가운데
반으로 접혀 있는 쪽지만을 한 장 발견합니다.
쪽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생과 사의 갈림길, 죽음이 머지 않은 영혼의 길을 인도하는 사자는 생전 그 사람이 가장 소중했던 자의 얼굴로 나타나 여로를 안내한다.
내용은 이것뿐입니다.

책장에는 책이 한가득 꽂혀있지만,
그 어느 것도 당신이 읽을 수 없는 것들 뿐입니다.
검은 색의 책등만이 마치 밤하늘처럼 빼곡이 즐비합니다.
자료조사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책들 사이에 꽂혀있는 쪽지를 한 장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읽어볼까요?

쪽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죽음의 이름은 곧 다음 생으로 향하는 문이 열리기 전까지의 영원한 안식을 의미한다.
그 안식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사자는 산 자의 이름을 세 번 부른다.
세 번의 호명 끝에 산 자는 비로소 망자가 된다.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6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각 정류장에서마다 메그레즈가 당신의 이름을 호명했던 것,
메그레즈의 호명이 있고난 후 버스가 도착했던 것이 떠오릅니다.

(곧 다시 발걸음을 옮겨 침대로 향했다.)
꼭 병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병실용 침대입니다.
다가서면 커튼이 반쯤 쳐져있습니다.
커튼 위로 핀이 꽂힌 명찰 하나가 매달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명찰에는..
'루드 E. 버렌'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문득 당신은 뼈를 치고 사라지는 기시감에 휩싸입니다.

이 침대의... 주인인걸까요?

커튼을 걷어볼까요?

커튼을 완전히 걷어내면
드러나는 것은 쓸쓸하기 짝이 없는 병실의 매트리스 침대.
침대 주변으로 즐비한 온갖 의료 장치들...
그 사이에 푸른색 담요를 덮고 누워있는 사람은...
입가에 산소마스크를 뒤집어 쓴 채 눈을 감고 있습니다.
그제야 당신은 형용할 수 없었던 기시감의 정체와 마주합니다.
루드, 당신입니다.
병상에 누워 끊임없이 즐비한 갖가지 의료 기계들 틈 사이에서,
산소 호흡기를 뒤집어 쓴 채
실낱같은 생명을 부지하고 있는 사람은...
루드, 당신입니다.
듣기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6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삐―.
문득 아주 가까운 자리에서 익숙한 기계음이 터져나옵니다.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7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병상 옆에 자리하고 있는 심전도 기록 장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기록 장치의 모니터 위로
마치 미약한 파도같은 당신의 심전도 곡선이 출력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마치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만 같은,
연약하고도 미약한 곡선이요.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믿을 수 없는 현실의 연속입니다.
아니, 이제 이건 현실이 아니겠지요.
이 버스는, 스스로가 수몰되어가는 버스.
'영원한 안식'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타 있는 것은
바로 루드, 당신입니다.
……
어쩐지 몸이 강하게 흔들리는 것만 같은 느낌에 눈을 감았다 떠올리면,
흐릿하고 침침한 시야 너머로 희기만 한 천장이 들어옵니다.
삐. 삐. 삐.
벨이 터지는 소리,
장치에서 터져나오는 다급한 기계음 소리,
위급한 환자의 위치를 알리는 병원의 방송 소리,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뭉개지고,
흰 가운을 입은 의사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그리고 당신은, 다시 눈을 감습니다.
-
쏴아아.
고요하고 적막하게 수몰하는 세상을 울리는 빗소리.
낙수하는 빗물은 봄의 끝물에 삶을 모두 피워내고 낙화하는 벚꽃을 닮았습니다.
부드럽게 머리칼을 쓸어주는 손길에 정신을 차리면
어느새 정류장입니다.
품에 안고 있는 국화꽃은
이제 생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히 시들어 있습니다.

귓가에 내려앉는 다정한 목소리.
그에게 기댄 채 잠들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문득, 눈을 떠보니 정류장의 상단에 자리하고있는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금까지의 전광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조금의 노이즈도 끼어있지 않다는 것.
이제는 온전히 모든 글자들을 읽어낼 수 있다는 것.
읽어볼까요?

전광판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도자가 인도를 받을 자의 이름을 호명할 때, 마지막 버스가 도착합니다.
아, 그래요. 그랬던 겁니다.
누가 부르든 상관 없던 게 아니었던 겁니다.
당신이 그의 이름을 부르든,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든 달리 상관이 없던 게 아니었던 거예요.
당신은 지금까지 그가 각 정류장에서 당신의 이름을 호명했던 일을 떠올립니다.
그러고보면, 꼭 그가 당신의 이름을 부른 뒤에 버스가 도착하지 않았던가요.
그렇다면...
인도자는, 누구이고
인도 받을 자는 누구일까요.

당신이 생각한대로
망자의 길에 들어선 자.
죽음의 여로에서 가장 먼저 버스에 올라타있던 자.
그건 바로 루드, 당신입니다.
그렇지만 왜일까요.
어찌된 일인지 그는 더이상 당신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이제, 마지막일텐데. 어째서일까요.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40/20/8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천천히..

기준치: | 40/20/8 |
굴림: | 2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처음 버스에서 조우한 직후,
지금껏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의 표정을 마주합니다.
그는…
기뻐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슬퍼보입니다.
한편으로 어딘지 홀가분해보이는 눈으로 당신을 봅니다.


사방은 어느새 컴컴해져있습니다.





두 사람은 천천히 반대편 정류장을 향해 이동합니다.
발끝을 적시는 빗물은 기실 뜨거운지도, 차가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요.
괜찮습니다.
지금 당신을 이끌고있는 그에게만 집중하세요.
그리고 둘은, 건너편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그에게서 모든 진상을 듣게 된 당신은 어쩐지 숨이 막혀옵니다.
그가 어떤 대가로 계약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차마 쉽게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이 그 어느 때 보다도 더 기뻐 보여서 였을까요.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63/31/12 |
굴림: | 29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루드 이성 -1 감소.





문득 그의 어깨 너머로 희미한 불빛이 들어오는 전광판이 보입니다.
삶으로의 귀환. 삶으로 인도받을 자가 인도자의 이름을 부르면, 삶으로 향하는 생환 버스가 도착합니다.


(조금의 침묵이 흐른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행복했으면 좋겠어, 메그레즈 선배. (네게만 들릴듯 나지막한 목소리로.)
당신은,
그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바람이 불어옵니다.
온전히 침체된 죽음의 여로 반대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어깨가 젖어듭니다.
바람이 이렇게 세차게 불면, 우산도 소용없겠죠.
당신 앞의 그도 당신도
불어오는 비바람에 젖어듭니다.
이제 그의 눈에서 흐르는 것이 빗방울인지, 눈물인지 모르겠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정류장 앞에 라이트를 켠 버스가 한 대 정차합니다.
버스의 번호는, 212번.
버스의 출입구가 열립니다.
이제는 정말, 작별의 시간입니다.




당신은 버스에 올랐고,
문이 닫힙니다.
버스 안에서 바라본 그는 어느새 우산을 내려두고 당신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는, 행복할까요.
그 생각에 대한 대답은 이미 들었잖아요.
괜찮을겁니다.
그가 괜찮을 거라고 했으니까요.
버스가 서서히 움직입니다.
수몰되는 세계에서,
수몰될 듯 슬프기만 한 버스가 빗길을 가르고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이제는 당신을 제외한 그 누구도 존재하지 않는 버스 안.
당신의 옆 자리에, 이제 그는 없지만
이것이 그가 바라는 바람이고 행복이니까.
많이 보고싶을 거예요.
다시 만나기 전의 수많은 시간을 버텨내며
아주 아주 많이,
당신이 보고 싶을 거예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부턴가 환자복 차림입니다.
무거이 내려간 고개에, 문득 품에 안겨있던 국화 꽃잎 위로 시선이 떨어집니다.
까맣게 시들어있던 국화는 물기를 머금어 생생합니다.
다시 피어난 겁니다.
나의 삶을 향해 되돌아가는 이 버스 안에서 말이에요.
국화는, 하얗습니다.
혹시, 알고 있나요?
하얀 국화의 꽃말은
감사함. 입니다.
……
삐. 삐. 삐.
익숙하고도 적막한 빗소리,
그 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희미한 기계음에 눈꺼풀을 떠올립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흰 천장.
그리고 소독약 냄새. 밝은 빛.
아, 바뀐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이 곳이 바로, 메그레즈가 인도해준 나의 목적지입니다.
놀란 간호사의 목소리, 커튼을 치고 급히 들어서는 의사의 얼굴.
난잡하게 흐드러지는 당신 삶의 빛.
그가 없는 당신의 기일.
내가 살아 돌아온 비내리는 밤의 병실.
가슴에 담기 벅차고, 감은 눈 아래 떠올리기 힘들고,
그 삶이 짧았기에 찬란했고 슬픈 이름이 있습니다.
ㅡ행복했으면 좋겠어, 메그레즈 선배.
당신의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르는 것.
END1. Best Ending 그것이 내 행복이자 바람이니까.
KPC 로스트, 탐사자 생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