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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를 위하여 - 이즌헬
_-_-_-_-_
2019. 3. 16. 12:43
-
나의 유일한
나의 전부인
A를 위하여.
비극은
미하엘의 눈 앞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공포에선 결코 대항할 수 없습니다.
도망이라도 가야 할 텐데,
그러기에는 뒤에서 공포로 굳어있는 호라이즌이 마음에 걸립니다.
별조차 뜨지 않은 새카만 어둠,
달이 잠시 구름 사이로 나왔을 때
끔찍한 것과 눈이 마주칩니다.
피리 소리만 메아리처럼 들려
두 사람의 숨소리를 삼켰습니다.
그것은...
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요.
인간의 언어로는 그 존재를 절대 묘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저 끔찍하고,
모독적이며
한 치 앞이 아득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결국 버티지 못한 몸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바닥을 물들이는 것은 당신의 피겠죠.
정신이 아득해지는 와중에 관심이 없다는 듯
당신을 지나쳐간 부정형의 생명체는
호라이즌에게로 향합니다.
공포에 질린 그의 표정이 흐릿한 시야로 보입니다.
────.
그의 입이 달싹거리고,
당신은 그만 눈을 감아버립니다.
그래서 보지 못했던 것이지요.
주변을 둘러보던 공포에 찬 그 표정이,
천천히
살의로
뒤덮여가는걸..
.
그날 당신은
호라이즌이 의식을 되찾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듣자마자 당신은 곧장 병원으로 향했죠.
그리고 병실에서
침대에 앉아있는 그를 마주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당신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 그의 행동에
당신은 크게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습니다.
고통과 숨막힘,
그리고 점점 아찔해져가는 의식속에서도
그 손에 담긴 살의는
너무나도 선명해보여서..
...
다시 정신을 차리니
병원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병원 관계자들이 당신을 그에게서 구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아직도 귀에 그의 원망이 섞인 괴성이 울려 퍼지는 것 같습니다.
하루 정도 입원 치료 후에 당신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날 두 사람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것의 주인의 변덕이든,
무엇이든 인간은 쉬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겠죠.
확실한 것은 두 사람이 모두 살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마냥 그 사실에 안도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그가 미쳐버렸잖아요.
어째서?
왜.
그가 당신을 죽이려고 했던 걸까요.
부은 목이 가라앉을 때까지
당신은 그 이유를 예측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
당신은 그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당신은 그를 다시 보러 갈 건가요?

다시 병원으로 가볼까요?

당신은 다시 그를 보러 갑니다.
그리고 그 문을 열자마자...
또 다시 당신을 죽이려 달려드는 그를 마주합니다.
그 뒤로도 몇번이나 계속...
그리고 매번 그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당신 때문에 미하엘이 죽었다면서요.
무슨 소리일까요.
그 이름은,
미하엘은..
그건 당신의 이름이잖아요.
그 후에도 당신은 그가 있는 병원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상태는 차도가 없고
당신과 마주칠 때마다 날뛰는 통에
결국 병원에서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통제하게 됩니다.
그것은 아주 현명한 판단이었던 것같아요.
당신과 마주치지 않는 날이 늘어날 때마다
그의 상태는 날이 갈수록 좋아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걸로, 다 된 걸까요.
아뇨.
그런데도, 당신은..
그날의 호라이즌을 잊을 수 없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평소의 표정으로 당신을 죽이겠다고
그렇게 말한 그의 눈에 가득 찼던 살의,
분노
광기
끔찍했던 그것의 모습이
그날의 호라이즌의 얼굴과 겹쳐집니다.
그것은 정말 당신을 죽이고 싶어 하는 얼굴이었으니까요.
...
꿈에서 깨어나면 아직 이른 새벽입니다.
어스름한 빛에 생활감이 없어 살풍경한 방이 눈에 들어옵니다.
얼마나 되었을까요, 당신이 독립한지...
잦은 입원 치료와
매번 마주하진 못하고,
멀리서 지켜볼 뿐이었지만
병원에 입원해 있는 그를 돌보느라
최근 일 년간 집을 거의 비워뒀던 탓에 집이 엉망입니다.
어느덧 1년이 다 되었습니다.
오늘은, 악몽을 꿨더니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1년이나 지났지만
당신은 아직도 그날의 비극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약을 먹어야할 것 같습니다.

당신은 서랍에서 약을 꺼내 먹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외출 예정이 있습니다.
드디어 치료가 끝난 호라이즌이 퇴원을 하는 날이거든요.
어제 직접 당신에게 전화해 마중을 나와달라고 해줬습니다.
당신의 집과 병원은 걸어서 가도 될 정도로 가깝습니다.
시간은 꽤 여유가 있네요.

호라이즌과는 오랜만의 재회네요.
지속적인 악몽으로 두려움이 앞서기는 하지만,
그렇다면 치료가 끝난 일은 더욱 축하해야 합니다.
그날 두 사람이 겪었던 끔찍한 비극은
서로가 아니면 이해하지 못할 일이니까요.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계절은 순식간에 돌아 다시 겨울입니다.
아직 초겨울이지만 여전히 쌀쌀하네요.
병원 앞에서 조금 기다리면 병원 입구로 호라이즌이 나옵니다.
간소한 짐을 들고 있네요.
아직 당신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여전히 표정은 무덤덤했지만
마지막으로 봤을 때에 비해 얼굴색이 좋아졌네요.

당신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의 표정이 확 구겨졌습니다.
하지만 곧 평소의 표정으로 돌리고는 대답합니다.




(추운지 무심코 제 팔을 감싸곤) ... ... 좀 춥지? 식사는 했어?
...당신은 알 수 있습니다.
그 눈,
저 눈은..
매일 악몽 속에서 보던 그 날의 눈이었습니다.
당신을 향한 뚜렷한 살의예요.
그래서 그 얼굴을 보는 순간 직감하고 맙니다.
오늘 당신은 호라이즌에게 죽을 것이라고.
심리학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성공, 당신을 향한 살의가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그는 평소에도 거짓말을 잘 못하는 타입이었으니까요.




우리는 당신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날씨때문인지,
어쩐지 싸늘한 기분이 듭니다.
길을 걷다 문득
그가 중얼거립니다.




곧 집에 도착합니다.
집으로 오는 내내 그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면...
어딘가 어색합니다.
그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요.
집은 당신이 아침에 나갔을 때와 그대로입니다.
생활감이 없어 살풍경한 방.
현관에는 치우지 못한 전단이 덕지덕지 붙어있네요.



깨끗하진 않지만 따로 치울 게 없을 정도로 휑한 집입니다.

부엌으로 들어온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지금 이 집에 그에게 대접할 게 있던가요?
가사를 할 여유도 없고
가끔 레토르트 식품을 먹던 게 전부였던 것 같은데...
관찰력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85/42/17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성공, 찬장에서 컵라면을 몇 개 발견합니다.
하지만 손님에게 라면을 대접할 수는 없죠...
더욱이 이제 막 퇴원한 환자에게는요.
얼른 나가서 뭔가 사 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에 가면.
이런, 오늘은 정기 휴일이라고 하네요.
정기 휴일도 잊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지..끈..!)
다른... 마트가...
있었던가,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81 |
판정결과: | 실패 |
............
... (머리 부여잡고 주저앉음)
지나가던 꼬마가 당신을 힐끔 보더니 도망갑니다.
머리를 부여잡고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봅시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성공, 조금 멀지만 근처에 다른 마트가 있는 것도 기억납니다.
그곳이라면 오늘도 열려있겠죠.
그곳으로 가는 건 어떨까요?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에게도 차분하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른 마트로 가던 중 당신은 호라이즌과 당신의 공통된 지인인 B와 만납니다.
그는 같은 학교를 다녔던 마법계 동창으로,
당신과 그의 사이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B: 어, 미하엘? 오랜만이네! 반가워!

B: 난 이 근처 병원에 볼일이 있어서... 잘 지냈어? (손 붕붕) 아, 그러고보니 호라이즌의 퇴원이 사흘 늦춰졌다는데 연락 들었어? 그 녀석, 슬슬 상태가 많이 좋아진 모양이야. 퇴원하면 너랑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B: ...엥? (꽤 의아한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내가 들은 거로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내키지 않는 말투로) ...그, 사실 내가 일주일쯤 전에 호라이즌을 만나러 갔거든. 그때는 정말 괜찮았어. 전처럼 네가 다른 사람을 버리고 갔다느니 그런 소리도 안 하고..
그런데 병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어제저녁에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기절했었대. 왜 비명을 질렀는지는 몰라. 깨어나서도 기억하지 못한다더라. 그런데 이후로 전처럼은 아니지만 조금 불안해하더래.(계속 말을 이어가며) 입원할 정도로 심해진 건 아니었지만 퇴원을 늦췄다길래 혹시 그것 때문인가 했더니….이상한데...

B: 음.. 그래서 말인데 마침 내가 지금 병원으로 가는 길이니까, 같이 가서 확인해보지 않을래?

당신과 B는 함께 병원으로 갑니다.
집 근처니 멀지 않습니다.
아마 금방 다녀올 수 있을 것같습니다.
치료를 위해 일 년간 꾸준히 온 곳이니 당신에게도 익숙한 곳이죠.
B는 호라이즌을 전담했던 의사에게 찾아갑니다.
의사: 아, 어서오세요. 무슨 일로...

의사: 아, 네. 그게.. (말을 조금 망설이다가) 호라이즌씨가 어제 짐을 정리하다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기절하셨습니다. ...짧은 시간에 다시 깨어나셨지만 어쩐지 조금 불안해하는 눈치였어요. 하지만 검사에는 큰 문제가 없었고.. 어차피 퇴원한 후에도 꾸준히 통원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 굳이 입원 기간을 늘리진 않았습니다만...
그러고보니
당신이 그에게서 마중을 나와달라고 연락을 받은 것은 저녁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B: 어.. 나도 그쯤 퇴원을 늦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같은데...
의사: 음, 제가 다른 보호자분에게 연락을 한 건, 저녁 이른 시간이었고요...

의사: 아, 네.. 사촌 동생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의사: 음... (한참동안 생각에 잠겨있다가) 호라이즌씨가 기절했을 당시 병실에 음악을 틀어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의사: 한 번 들어보시겠어요? (제 앞의 노트북으로 음악을 찾더니 재생 버튼을 누른다.)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입니다.

노래는 평범한 뉴에이지입니다.
어디선가 들어봤을 법한 음악이네요.
하지만 중간중간 거슬리는 높은음이 들립니다.
아...
이건 피리 소리예요.
피리입니다.
그날 들었던 피리 소리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눈앞에 그것이 있습니다.
꿀렁거리는 소리를 내는 부정형의 덩치입니다.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작은 눈이,
정확히 당신을 보고 있어요.
아, 몸이 굳어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주위에선 피리 소리가 들립니다.
아,
아, 저것이 또 찾아왔어요.
이번에야말로 자신을 죽이고 잡아먹을 것이 분명합니다.
연신 모양을 바꿔가며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정말,
이번에야말로….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55/27/11 |
굴림: | 76 |
판정결과: | 실패 |
1d10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rolling 1d10
()
10
10
의사: 미하엘 씨?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기준치: | 80/40/16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깜짝 놀란 의사가 음악을 정지시킵니다.
갑자기 굳어버린 당신을 눈치챈 거겠죠.
정신을 차리면 눈앞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꿀렁거리며 모습을 바꾸는 것도,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눈동자도.
피리 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습니다.
환상이었던 거예요.
아이디어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65/32/13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성공, 호라이즌도 같은 것을 본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요, 이것을 다시 마주쳤다면 분명 그렇게 기절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의사: ...네? 그냥 유명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찾다보니....
B: ...? (미하엘을 힐끔 보더니) 왜 그래? 아는 노래야?

의사: 흐음... 네, 그 외에는 별다른 사항은 없었습니다만.. 무슨 문제라도....

의사: 아... 혹시, 그럼 메일 주소라도.. 주시면 제가 메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B: oO(뭐하는거야..!)

하지만 미하엘은... 뒤늦게 깨닫습니다.
휴대폰을 집에 두고 왔다는 사실을...

의사는 당신에게 메모지와 펜을 건네줍니다.
옆에 있던 B의 눈초리가 따갑게 느껴집니다.

B: (빤히..) ... 음, 아무튼.. 그럼.. 호라이즌이랑은 지금 별문제는 없는 거지? 나도 볼일 보고 가봐야 해서....

B: ...응? 아, 개인적인거야... (긁적..)

B: ...그래, 별일 없길 바라... 아, 나중에 셋이서 보자. 연락해! (어깨를 살살 토닥이고는 자리를 뜬다.)
이제 슬슬 돌아가는 편이 좋을 것같습니다.

병원을 나오니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면 집에 가자마자 저녁부터 준비해야 할 것 같군요.

당신은 빠른 걸음으로 마트로 향합니다.
재료를 사볼까요?

민첩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45/22/9 |
굴림: | 71 |
판정결과: | 실패 |
...........
급하게 재료를 챙겨서 겨우 집앞에 도착한 후에야..
치즈를 사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립니다.

치즈가 없어도 맛있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한숨과 같이 집에 들어가니..
호라이즌은 거실에 앉아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는 딱히 대답이 없습니다.
배가 고픈 걸까요?
일단 요리를 시작합시다.

당신은 집중해서 요리를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같이하는 식사니까요.
교육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70/35/14 |
굴림: | 97 |
판정결과: | 실패 |
중간에 계란을 하나 실수로 떨어트립니다.
괜찮습니다. 다시 하나 꺼내서 하면 되니까요.
조금 시간은 걸리겠지만
부엌은 어느새 맛있는 냄새로 가득합니다.
그의 기분이 좋아지길 바라면서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음식을 입에 넣고
잠깐 무언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지만

















관찰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85/42/17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집안 물건의 구조가 조금씩 흐트러진 것을 발견합니다.
싱크대에 있던 칼이... 원래 1개밖에 없었던가요?

마음이 복잡합니다.
설거지를 어느정도 마치면
창문 밖의 해가 이미 진 건지 하늘빛이 어스름합니다.
달조차 보이지 않는 밤입니다.
어쩐지 TV소리가 조금 더 커진 것 같네요.
거실로 고개를 돌리면
그가 베란다에서 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길지 않은듯
바로 다시 들어옵니다.
방금 요리를 해서일까요?
집안의 공기가 조금 답답합니다.
베란다 창문이라도 열면 환기가 될 것같습니다.
창문을 열까요?

베란다 창문에 손을 가져가는 순간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그의 품은
어째서인지 그리 포근하지가 않습니다.
그동안 꿈꾸엇던 악몽탓인지.
당신도 모르게 겁이 납니다.
당신은 그를 뿌리칠 수 있습니다.

...

그리고 당신의 왼쪽 가슴으로,
끔찍한 고통이 느껴집니다.
고통의 부분을 확인하기도 전에,
당신의 목구멍으로 울컥 무언가 올라옵니다.
이것은,
피입니다.
아, 당신의 심장에 꽂혀진 것은
호라이즌이 숨겨두었던
식칼입니다.
아,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리고 마는 걸까요.
당신은
기어코 끝이 왔다는 것이 실감 납니다.
당신의 귓가로 나직한 그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네가... 내가 네 유일한 모든 거라고 했잖아...






사랑하므로...
호라이즌 이성 판정,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기준치: | 20/10/4 |
굴림: | 67 |
판정결과: | 실패 |
흐려지는 시야로 호라이즌의 얼굴이 보입니다.
기뻐하는 걸까요?
만족하는 걸까요?

당신이,
하고 싶었던 말은 전달되었을까요?

그가 부르는 저 이름은
분명 당신의 이름인데 말이죠.
어쩐지 그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떨리는 것 같습니다.
그가 설마 울기라도 하는 걸까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당신은 이제 그 이름에 대답할 힘이 없습니다.
그는 계속 그 이름을 중얼거립니다.
그 소리를 들으며
당신은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자신을 부르는 호라이즌의 목소리가
어찌 그렇게 낯선지….
그에게서 단 하나이고 유일한 것,
그래서 절대로 놓을 수 없었던 사람.
그에게서 단 하나이자 전부였던 것,
그래서 절대로 놓아줄 수 없었던 사람.
그 이름의 주인은 분명.
미하엘,
자신일텐데.
BAD END. A를 위하여.
-
쓰러진 것은 당신의 몸,
그리고 누군가 주저앉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 무언가 당신의 손을 잡고 있어요.
조금 따뜻합니다.
하지만 그게 뭔지는 알 수 없어요.
모든 게 끝났습니다.
이제 의식마저 멀어지려고 합니다.
누군가 소리를 지릅니다.
당신의 손을 잡더니,
이젠 움직이지 않을 당신의 몸을 끌어안습니다.
온 몸이 부들거리는 것이 희미하게 느껴집니다.
이 미세한 진동이 무슨 의미인지 당신은 모릅니다.
그 누군가는 지금 울고 있는 걸까요?
누군데 이렇게 슬프게 울고 있는 걸까요.
무슨 일이 있어 이렇게...
낮은 목소리가 무어라 중얼거리는지도
이제 당신은,
모르겠습니다.
이제 당신이 알 수도,
알게 될 일도 없겠죠.
죽은 사람은 살아나지 않습니다.
죽은 사람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것은 세상을 이루는 불변의 법칙.
그러니까 끝없이,
끊임없이….
...
결국 당신은
항상 그러했듯이 ¿
그 누군가를 떠날 수 밖에 없는 걸까요.
END. 너를 위하여.
-
툭, 무기가 떨어집니다.

그의 비어버린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습니다.
미하엘.
분명 그는 당신을 바라보며 부르고 있습니다.
그의 눈에는,
아까 전까지만해도 살의가 가득했던 그 눈에는,
살의같은 것은 더이상 보이지 않고
슬픔과 안타까움이 가득 차있었습니다.
호라이즌은 힘이 풀린 채 당신 앞에 주저앉습니다.
아니, 다시보면 무릎을 꿇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생소한 단어가 흘러나옵니다.

끝없이, 끊임없이 사과가 흘러나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마음일까요?

그가 미울 수도,
그를 증오할 수도,
그를 괘씸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그를 지키기 위해
지금까지 자신을 죽이려고한
그의 곁에 머무르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가 안타까울 수도,
아니면 지금이라도 돌아온 그의 모습에
다행이라고, 안도할 수도 있습니다.
살아있기에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지금 살아있다는 것이니까요.
당신이 유일했던 사람
당신이 전부였던 사람
하지만 그만큼 이기적이고 지독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치 못하게
당신이 사랑했던 사람.
END. 우리를 위하여